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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눈에 띄는게 전부 아니다…‘금사과’에 가려진 현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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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총선을 일주일 남짓 앞둔 2일 경제 뉴스 화두는 물가였습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랐습니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20.5% 뛰었습니다. 사과는 88.2% 올라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과일이 눈에 띄지만, 과일만 문제는 아닙니다. 국제유가 불안으로 석유류도 1.2% 올랐습니다. 보험서비스료(17.9%), 원피스(14.0%), 택시요금(13.0%), 시내버스료(11.7%), 구내식당식사비(5.1%), 공동주택관리비(4.8%)도 많이 올랐습니다.

세계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완화적 통화정책에 코로나19가 불러온 공급망 혼란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이냐, 일상이 됐느냐는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제조업 경기가 17개월 만에 확장세로 돌아섰다는 발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경기가 너무 뜨거워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6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란 기대감이 한풀 꺾였습니다. 같은 날 중국 제조업 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확장 기조로 방향 전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밥상 물가를 잡기 위한 1500억원 긴급재정 투입 등을 언급하면서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풀겠다고 했습니다. 당장 급한 불은 꺼야겠지요. 하지만 개별 상품 가격에 매몰되면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적 구조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수요를 부추겨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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