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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다음 대박은 이것? ‘코인 개미’ 5월 노리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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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의 봄’ 꼭 알아야할 투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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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왜 팔았을까. 왜 안 샀을까.’

여기저기 포모(FOMO, 소외된다는 두려움) 곡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즘 비트코인이 쉴 틈 없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7만3797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종전 최고가는 2021년 11월 6만8990달러였습니다. 작년 6월 이후 3배 수준으로 오른 비트코인 가격에 보유자들도 고민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갖고 있다가 다시 반 토막이 나는 것은 아닐지, 슬슬 차익 실현을 해야 할지 갈팡질팡합니다. 실제로 17일 오전에는 6만4801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6일 이후 처음으로 6만5000달러 아래로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로 불렸던 암호화폐(가상자산, 코인) 시장의 한파가 구조적으로 끝난 것일까요. 그럼 지금 사도 괜찮은 걸까요.

크립토의 봄

크립토의 봄

1. 비트코인 작년 이후 급등세…미 ETF 편입에 반감기 겹쳐


◆ 크립토 윈터를 녹인 것=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걸 ‘크립토 윈터’라고 부릅니다. 한파는 이제 끝난 걸까요. 업계 전문가 사이에선 “지난해 말부터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는 비트코인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승인했습니다. 현물 ETF의 승인, 미국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독일, 이듬해 캐나다도 출시했죠. 반응은 미미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다릅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세계시장 점유율은 80%가 넘습니다. 4일(현지시간) 상장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10개의 총자산은 약 500억 달러(66조7000억원)에 이르고요. 가상자산 컨설팅 기업 원더프레임 김동환 대표는 “미국의 관련 시장 규모가 캐나다의 10배 정도 된다”며 “처음 승인된 건 아니지만 미국에서 승인됐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 이더리움도 5월 ETF 결판…국내 코인거래소들도 들떠

블랙록의 ETF 및 인덱스 투자 최고 책임자 사마라 코헨(가운데)이 지난 1월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나스닥 거래소 상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랙록의 ETF 및 인덱스 투자 최고 책임자 사마라 코헨(가운데)이 지난 1월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나스닥 거래소 상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자사 펀드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ETF를 포함할 수 있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운용약관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주요 투자은행이 비트코인 익스포저(exposure, 위험 노출액)를 확대해 가상자산 기반 금융상품 대중화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10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약 7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김동환 대표는 “ETF로 인해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속도로 이 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중에 비트코인 품귀현상이 일어나 가격이 더 빨리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모든 비트코인 채굴이 완료될 때까지 ‘반감기’를 통해 자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조절합니다. 21만 개의 비트코인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채굴 보상을 절반으로 줄여 공급 수량을 제한하고요. 공급을 줄여 가치를 보존하는 거죠. 오는 4월 비트코인은 네 번째 반감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완화된 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꿈틀대는 새 비즈니스=비트코인 가격 반등에 가장 반색하는 건 코인 거래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더블록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거래량은 지난 1월(1610억 달러)과 2월(1210억 달러)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와 34% 늘어났습니다. 크립토의 봄이 오자, 거래소 외 다른 가상자산 파생 비즈니스에도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3. “중장기 우상향 하겠지만 단기 급락 위험 염두 둬야” 

크립토 윈터에 타격을 입었던 웹3(웹 3.0)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대표적인 웹3 기술이에요. 웹3 컨설팅 업체 디스프레드의 예준녕 대표는 “웹3 분야에서는 비트코인이 시장의 상황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선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그동안 가상자산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기업들도 웹3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 봅니다. 예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업이 과거에 해체했던 블록체인 사업팀 신설을 검토하고 관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하반기께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한) 공론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내에서도 ETF가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 이 원장은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죠.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된다면, 안정성이나 운영자 보호에 대한 수요도 커집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 가상자산, 앞으로도 괜찮아?=남들은 다 “가즈아~!” 하는 비트코인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이더리움이 요즘 더 오름폭이 크다는데, 하반기 규제 발표 영향은 없을까요.

‘가치 저장 수단’과 ‘헤지(위험회피) 수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출시한 비트코인 ETF(iShares Bitcoin Trust ETF) 상품 설명서에 나오는 비트코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전문가는 전 재산을 올인하는 식의 투기 관점보다 안정적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조재우(블록체인연구소 소장) 한성대 교수는 “기관이 대량 매입해 단기간 올랐지만, 아직 광기나 과열까진 아닌 것 같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해도 단기 급락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규제법안 ‘미카(MiCA)’가 6월 30일부터 시행됩니다. 미카는 가상자산 백서 공개 등 발행 요건과 자금세탁방지 의무, 시장 불공정거래 금지 등 규칙을 담고 있습니다. 업비트 투자보호센터는 “투자자 보호 강화와 시장의 안정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7월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됩니다. 이용자 자산보호를 위한 사업자의 의무가 규정되고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시세 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자기발행 가상자산거래 등의 불공정거래행위가 규제됩니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규제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가상자산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기존 투기적 거래가 불공정거래로 묶이면 시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더리움의 디데이는 5월 23일. 미국SEC가 이더리움 ETF 승인을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도 비트코인 현물ETF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폐 기능에 집중하는 비트코인과 달리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이더리움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ETF 승인이 좌절될 가능성, 가상자산 투자 리스크는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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