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골재 채취 수질에 "영향 있다" "없다" 공방|조사팀-사회단체「1공구」평가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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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환경처가 지난 15일 전문조사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팔당호 1공구에서의 골재채취는 수질에 별다른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자 소비자단체 등이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평가토론회를 가졌다.
22일「소비자문제 연구시민의 모임」과「팔당호 시험준설저지 특별대책위」(17개 공해·여성·보건단체)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토론회에서는『이번 조사의 성실성과 과학성에 자신이 있다』는 조사팀(수질보전학회·국립환경연구원)의 주장과『불신의 소지가 많다』는 사회단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와 함께 팔당호 바닥의 더러운 퇴적층은 제거되어야 하므로 오히려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팔당호준설을 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질보전학회회장 김원만 교수(한양대)=호수바닥 퇴적층은 홍수 등으로 어느 시기에 가서는 수질오염문제를 초래하며 계속 방치하면 저수지 용량이 줄어 홍수피해를 크게 한다. 따라서 퇴적층은 퍼내야 하는 것이나 갑자기 골재채취 얘기부터 나와 의혹이 생겼다.
8월 하순부터 4달간 교수·연구원 등 60여명이 시험준설로 인한 수질영향평가를 한 결과 팔당의 취수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1공구지역은 물 흐름이 빨라 퇴적층이 거의 없어 골재채취 때 오염물질 분산이 미약했고 수질영향권도 하류 2∼3㎞범위여서 팔당취수구에서 7.2㎞ 떨어진 이 곳에서의 골재채취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 지역이 팔당에서 가장 오염이 없는 곳임은 사실이며 따라서 팔당의 다른 지점에 대해서는 이 결과를 적용할 수 없다.
▲시민의 모임 강광파 이사=시민의견이 반영 안된 골재채취 결정은 있을 수 없다. 팔당호 주변에서는 수영도 못하게 하고 목욕탕 등도 짓지 못하게 하면서 준설을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미미하더라도 오염영향이 있으면 중지시켜야 한다. 게다가 홍수 뒤에 한 조사여서 객관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수질학회부회장 홍사욱 교수(성대)=외국보다 구체적으로 조사했다고 자부한다. 홍수 후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조사한 것이며 준설장소 아래와 위의 수질변화를 비교 분석한 것이어서 홍수는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김정작 교수(서울대)=조사보고서에도 준설로 인해 BOD가 0.2PPM증가했다고 되어있는데 이는 30만∼40만 명 분의 분뇨로 인한 오염량에 해당한다.
수질영향이 작다고 볼 수 없으며 보다 장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호수바닥 생물에 대한 영향평가가 안되어 있다.
▲전상호 교수(강원대)=조사팀의 분석을 과학적으로 방아들일 수는 있으나 보완이 요청된다. 준설로 발생된 총 인의 양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고 보며「다이아지논」같은 농약검출조사도 했어야했다.
▲조사팀자문위원장 권숙표 교수(연세대)=팔당댐을 건설한 뒤 17년간 방치해온 것은 큰 문제다. 오염물질제거 및 홍수재앙방지를 위해 국민들이 정부에 준설을 요구해야한다. 다만 찌꺼기제거에 주안점을 두어야하며 골재채취는 부수적인 것이 되어야한다.
▲박영숙 의원(평민당)=이번 조사는 골재채취를 합리화하려는 요식 행위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맑은 물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싸워서 저지시켜야 한다.
▲김상겸 교수(서울대)=팔당호 전체에 대한 올바른 준설방법과 계획을 세운 뒤 준설하는 것이 과학적이다. 오염이 심한 경안천 유입지역 준설이 가장 시급하지 1공구가 급하지 않다. 또한 하루 2백50㎏의 영양염류가 나오는데 영향 없다고 결론지은 것은 성급하다. <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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