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서라도 훌륭한 인맥을 만들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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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때는 돈을 빌려서라도 훌륭한 인맥을 만들어야 한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지만, 사람은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히구치 히로타로 아사히 맥주 전 회장의 말이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으뜸인 것은 사람관리라는 것이 성공한 사업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인맥관리 솔루션 회사로 주목받고 있는 (주)한국인식기술의 송은숙 사장(43)은 누구보다 더 절실하게 사람관리의 중요성을 아는 최고경영자(CEO)다.

# 주부에서 CEO로

송은숙 사장은 지난 8월 한국여성벤처협회 창립 8주년 기념행사에서 여성벤처기업 유공자 16명 가운데 최고상인 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국내 문자인식기술 분야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회사를 이끌고 있는 송 사장은 문자인식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제품을 꾸준히 개선시켜 온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국인식기술은 임직원 20여명 규모의 중소 벤처기업이지만 해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문자인식기술을 바탕으로 명함글자를 파일로 변환해주는 명함리더기 '하이네임'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 돴기업인맥관리솔루션'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한국인식기술은 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으로 '문자인식 기술분야의 총아'라는 평가를 받던 이인동 박사가 지난 1993년 설립한 회사다. 문자인식 솔루션 '글눈'으로 각광받으면서 코스닥 등록을 앞둔 2002년말 남편이 과로로 세상을 떠나면서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송 사장은 10여년간의 교사생활을 접고 CEO로 변신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사업이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 경영을 맡았으니 얼마나 가슴이 답답했겠습니까? 그러나 남편 주위분들이 물심 양면으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경영자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송 사장은 이 때 비로소 사람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세상에 내놓는다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인맥관리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 기업인맥관리 솔루션

2004년 3월 송 사장은 결국 첫 작품인 명함리더기 '하이네임 1.0'을 세상에 내놓았다. 제품을 계속 업그레드해 올해 4월에는 문자인식률을 크게 향상시킨 3.0버전을 출시했다. 매출도 서서히 올라 2003년 8억원이던 매출이 2년만인 지난해 16억원으로 뛰었으며 올해는 5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저희의 관심은 단순히 개인들의 인맥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 차원에서 효율적인 인맥관리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각자 관리하는 인맥을 중앙시스템에 공유,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열람하고 업무에 활용하도록 하는 업무지원시스템이 기업인맥관리솔루션입니다. 시장의 반응이 좋아서인지 출시 1년만에 20여개 기업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송 사장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영업사무소를 차려 놓고 대전 본사와 서울을 오가고 있다.

"저는 사람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자산이고 정보와 지식인 시대에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람을 관리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차원에서 직원들의 인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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