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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협 간부 5명 첫 고발…의협 “병원 복귀 압박은 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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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의대 증원에 반대한 의사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정부가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27일 고발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반대와 관련해 의사들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법 위반죄(업무개시명령 위반) 및 업무방해죄를 교사 및 방조한 혐의로 의협 비대위 관계자 5명과 성명불상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다. 이들과 함께 복지부는 인터넷상에서 단체행동을 선동한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도 고발했다. 복지부는 특히 이들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수련 병원의 업무가 방해받았다는 것이다.

정부의 계속되는 강경 대응 기조는 여러 군데에서 감지됐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의료개혁 강공 드라이브가 변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안심 의료대응, 따뜻한 늘봄학교’ 주제로 열린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이러한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현장 혼란에 대해서도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대통령, 사법시험 합격자 늘린 DJ 언급

이어 올해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사가 배출되는 것은 10년 후라는 점을 강조하며 “도대체 언제까지 어떻게 미루라는 것이냐”는 말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3.7명인데 우리는 2.1명이라 연 2000명씩 증원해도 OECD 평균 도달 시점은 2051년”이라며 “과학적 근거 없이 직역의 이해관계를 내세워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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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참석한 17개 시·도지사도 의대 정원 이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저도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증원하는 2000명 중 필수의료를 맡을 지역 공공의사가 몇 명인지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국민의힘 소속인 김영환 충북지사는 “저도 의사지만 의대 증원은 더 늦출 수도 없고 미룰 수도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의견을 들은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합격자 증원 사례를 꺼내며 의대 증원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도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2배로 늘렸고,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며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가 의료계와 적당히 타협하고 물러설 수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원석 “복귀 안하면 사법절차 따를 것”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사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비판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사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비판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수원지검·고검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도 취재진과 만나 “지금 국민이 가장 걱정하고 염려하는 부분은 의료와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싶다”며 “의료인이 있어야 할 곳은 진료실이고 응급실·수술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어 “의료법은 이러한 경우(병원 이탈)에 대비해 절차를 갖춰놓고 있고, 또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며 “검찰은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의료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강경 모드에 의협 측은 반발했다. 정부가 29일까지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의 사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의협 측은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익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며 “공산 독재 정권에서나 할 법한 주장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정부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이어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병원으로 복귀하라고 종용하고 있지만, 미래를 포기한 이유가 하나도 교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에게 의업을 이어나가라고 하는 것은 권유가 아닌 폭력”이라며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무효화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의 고발 대상 중 한 명으로 확인된 주수호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죄 지은 게 하나도 없다. 신경쓰지 않고 비대위 활동을 해나가겠다”면서 “내 죄라면 대한민국 의료제도가 망가졌는데, 그걸 고치지 않은 정부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한 것과 의대 증원 2000명 한다는 정부가 한국을 망치고 있다는 글을 쓴 것이다. 그게 교사라면 인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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