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바르드나제 사임의 파장/국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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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 개혁 “전진”“후퇴” 갈림길/보수회귀 경고·사전 묵계설 등 나와 해석분분/향후 정치동향 세계가 주목
○소­서방협력 단절 우려
○…소련 개혁의 선봉장이면서 신사고 외교의 집행자였던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전격 사임은 소련 국내에서는 물론,전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면서 확산되고 있다.
20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인민대의원대회 도중 발언에 나선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보수파의 반동세력들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이상에 대항하고 있다』면서 『무슨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독재회귀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자신의 사임을 발표했다.
셰바르드나제의 폭탄선언은 보수적 태도에 대한 경고와 보수파의 강공에 밀려 무관심과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는 개혁파에 대한 분발촉구적인 양면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일단 분석할 수 있다.
소련 보수파들은 「사전 각본」에 의한 정치극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국외적으로는 엄청난 파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은 소련개혁의 최대위기로 규정하고 셰바르드나제의 사임이 미소 정상회담과 군축논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셰바르드나제의 사임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소련과 서방의 협력관계를 단절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이 사태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 소련내 정치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만사태 협상 난관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못박은 철군시한을 20일 남짓 남겨둔 페르시아만 사태는 미­이라크간 협상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은 19일 미군이 철군시한인 내년 1월15일까지 전투태세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혀,그동안 미 행정부가 시사해온 1월15일이 반드시 공격개시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미­이라크간의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것은 이라크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페르시아만 사태와 연계시킴으로써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9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이 마련되면 이라크의 19번째 주로 선포된 쿠웨이트에 대해 양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비난 결의 통과
○…그동안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수차례 연기를 거듭했던 유엔 안보리의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이 20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미국은 당초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익이 되는 어떤 표결에도 찬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집해 왔으나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다국적군중 아랍측의 단결을 고려,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에 할 수 없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기본전략 수정 선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8일 『냉전시대 종말에 뒤이을 범유럽 협력시대 개막에 즈음,나토 기본전략을 수정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유럽대륙의 불안정 및 소련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한 핵 및 재래식 군사력을 최저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나토 16개 회원국은 이날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외무장관회의를 끝내고 공동성명을 통해 『91년에 개시될 미소 단거리핵무기 감축협상을 비롯,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동서병력 감축협상 등 앞으로 군축과정을 보다 가속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된 해방신학 신부
○…아이티의 새 대통령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해방신학 신부의 등장은 아이티 민주화의 앞날에 엇갈린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뒤발리에 부자의 29년간에 걸친 독재잔재 척결을 선언하고 부의 재분배와 빈곤퇴치 등 급진개혁을 주장,압도적인 표로 당선된 아리스티드 신부는 가톨릭계 온건 좌익신부와 인권운동그룹들 조차 「과격하다」고 우려하고 있다.<김상도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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