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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굴린 사람의 “한해 결산”(경제·생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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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동산에 웃고 주식에 울고”/서울 아파트값 34%나 껑충/주가는 23% 곤두박질… 금도 본전 못찾아/금융상품 CMA·재형저축 “짭짤한 재미”
올 한햇동안 어디에다 돈을 굴린 사람이 가장 짭짤한 재미를 봤을까.
연말에 두둑한 보너스 봉투를 받은 봉급생활자들로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지난 1년간 높은 수익을 보장해줬던 투자대상을 헤아려보는 일은 장래 투자·저축수단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목돈을 늘리는 방법으로 증권투자를 연상케 된다. 과거 2∼3년 동안 주식을 산 사람들이 톡톡한 재미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증시가 좀처럼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주식투자를 한사람이 많이 줄었고 주식을 산 사람은 적잖은 손해를 봐야만 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높은 수익을 남겨주는 금융상품에 눈을 돌린게 사실이다.
물론 올해도 예외없이 연초부터 부동산값이 치솟아 여유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부동산을 사두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실제로 올 3·4분기까지 전국의 땅값은 연초대비 평균 15.2% 올랐고,건설부는 연말까지는 20%가 오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아파트값(주택은행 조사)은 올들어 10월말까지 전국 평균 28.3%나 뛰었다.
은행·주식·부동산 등 부문별로 올해 투자수익률을 점검해 보고 내년에는 어떤 쪽으로 저축·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할까 가늠해 본다.
▷은행◁
올해 금융저축은 높은 물가상승으로 별반 재미가 없었다.
아직 최종수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에 육박(작년말 대비),공금리 10%와 맞먹음으로써 원금을 깎이지 않은게 다행이지 남은 이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1년내내 불황으로 죽을 쑤고,부동산도 사회전체가 투자 자체를 금기시해 가는 분위기속에서 그나마 투자창구로의 역할은 컸었다. 여름 이후 사정한파로 부동산에 찬바람이 더 불면서 CMA(어음관리구좌) 등 고수익 금융상품의 저축고가 늘어난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금융상품중에서 봉급생활자들이 선호하는 저축은 재형저축과 가계금전신탁을 들 수 있다.
재형저축은 확정부금리 상품 가운데 가장 이율이 높아 1백만원을 1년간 맡겼을 때 붙게되는 이자는 14만원으로 세금 7천원을 빼면 13만3천원이 고스란히 이자로 남는다.
또 실명이면 제한없이 가입할 수 있는 가계금전신탁도 이율이 높아 가정주부들 사이에 선호되고 있다. 수익률이 연 13.34%로 1백만원을 맡겼을 때 1년 뒤 세금을 제하고 11만6천원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수익성이 큰 CMA에 큰 돈이 몰렸었다. 각종 채권과 어음에 투자 수익을 배당해 주는 CMA는 수익률 14.4%로 제2금융권 상품중 가장 인기가 높다.
▷주식◁
연초 종합주가지수 9백9로 시작한 주식시장은 19일 현재 6백97.54로 연초 대비 23.3%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증시 침체때에도 종목을 잘 골라 높은 수익을 올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적잖은 손실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투신사가 운용하는 「주식형 수익증권」에 투자한 사람들도 손해를 봤다.
예컨대 주식편입 비율이 80%인 한국투자신탁의 「성장2호」에 연초 1백만원을 투자했다면 19일 현재 12만3천2백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신사의 공사채는 수익이 짭짤해 연초 1백만원을 넣었다면 19일 현재 ▲장기공사채는 12만1천6백28원 ▲단기공사채는 11만1천7백21원의 수익이 남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도 증권시장이 올해보다 다소 나아지겠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천선을 넘는 활황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
연초에 재산을 불릴 목적으로 금을 사둔 사람은 다소 손해를 봤다.
지난 1월초 1돈쭝(3.75g)에 4만5천∼4만6천원 하던 금값이 최근에는 4만3천원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제 금시세도 소폭의 내림세를 보여 금년초 1온스(31.1035g)당 3백76∼3백81달러이던 것이 최근에는 3백70∼3백8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제 금시세가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고 이에 따라 국내 금시세도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올들어 10월말까지 서울시내 아파트값이 평균 34.1% 상승하는 등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
올해는 당국의 각종 투기조사가 강화돼 부동산을 재산증식 수단으로 사두기는 힘들었을 터이지만 『그래도 부동산만한 투자대상이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물론 지난 가을 이후 땅값·집값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내년에도 이같은 안정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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