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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121명, 병원장 설득에 복귀했지만…지방도 집단사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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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 사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 대형병원에서도 전공의가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19일 오전 전공의 44명이 집단 사직을 선언한 대전성모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19일 오전 전공의 44명이 집단 사직을 선언한 대전성모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대전지역 의료계와 대전시에 따르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과 레지던트 27명(전체 48명) 등 전공의 47명이 사직서를 내고 이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인턴 21명은 지난 16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6시간 만에 복귀했지만 결국 ‘사직 대열’에 동참했다.

대전성모병원·을지대병원 전공의 사직 대열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 42명도 이날 낮 전공의협의회장을 통해 병원 측에 사직서를 냈다. 을지대병원 전공의는 인턴 21명과 레지던트 74명으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전체의 44%에 달한다. 대전선병원는 전공의 21명 가운데 16명이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모두 정상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대병원은 전공의 122명(인턴 27명, 레지던트 95명) 가운데 95명(78%)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충남대병원은 이탈한 전공의(200여 명)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필요성 및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필요성 및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19일 오전까지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 전공의 136명이 근무하는 단국대병원은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지난 18일 인턴과 레지던트 121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병원장 설득으로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 현실화할 것에 대비해 중증환자는 대학병원, 경증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으로 방문할 것을 안내할 계획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장 만류에 사직 '철회' 

대형종합병원이 밀집한 부산에서도 전공의 집단 사직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 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대병원에는 인턴 60명과 레지던트 18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병원 측은 이들 대부분이 사직서를 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전공의 10여 명도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병원 측이 이를 반려했다. 일부는 사직서를 돌려받지 않고 버티기도 했다. 동아대병원은 인턴 33명과 레지던트 111명이 재직 중이다.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 사퇴가 장기화할 경우 새로운 환자를 받거나 수술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특히 희귀 질환이나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남 주요 병원 중심 전공의 67% 사직서 제출

경남에선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전공의 480명 중 321명(67%)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도내 전공의 93%(447명)가 근무 중인 창원경상대병원·삼성창원병원·진주경상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 등 4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사직이 이어지면서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들 병원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전공의 10여 명은 과별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전공의 320명 가운데 60%가량인 190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전공의 142명 중 100여 명이 사직 대열에 동참했으며 이들은 병원에 “20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입구에 전공의 사직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입구에 전공의 사직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전북에선 전북대병원 전공의 18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애초 전원이 사직서를 냈던 것으로 알려진 원광대병원에선 전공의 7명만 제출했다고 한다. 17일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했던 원광대 의대생 160명은 전원 철회했다. 제주지역 수련병원인 제주대병원은 지난 16일부터 전공의 93명 가운데 5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냈지만 동참하는 전공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충북대병원·원주세브란스도 줄줄이 사직서

충북대병원에선 인턴 33명 중 2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레지던트는 20일 오전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원주 소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전공의 152명(인턴 42명·레지던트 110명) 중 4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 측은 “당장은 의료 공백이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차질이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헙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헙뉴스

각 자치단체는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비해 응급실 24시간 체계를 유지하고 경증환자 분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 전국 자치단체는 공공의료기관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하게 된다. 서울은 8개 시립병원이 필수과목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4개 시립병원(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남병원)는 24시간 응급실을 가동한다.

자치단체, 공공의료기관 비상의료체계 가동 준비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료계) 집단행동 때는 공공의료기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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