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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이재명에 “비대위로 가야”…친명 “나갈사람 나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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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신당’을 향한 “사쿠라” 발언을 두고 발언 당사자인 김민석 의원과 비명계 오영환 의원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오 의원은 의총에서 “(당내 비주류인) ‘원칙과 상식’이든, 이 전 대표의 행보든 당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고 비난하는 게 맞느냐”며 “‘수박(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층이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을 넘어서 협잡, ‘사쿠라’ 같은 폭력적 언어로 소수의견을 당에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직접 발언대로 나가 반박했다. 그는 “이낙연 신당은 원칙과 정체성의 일탈이어서 ‘사쿠라’ 신당이라고 부른 것”이라며 “그것도 부족하다. 당을 깨는 행위에 대해선 ‘초전(初戰) 박살’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당을) 옹호하거나 (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거 내 선택을 비판하는 분이라면 현재의 이낙연 신당을 더 강력히 비판하고 불참 표명하길 기대한다”고 썼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탈당해 국민통합21에 합류해 ‘철새’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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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꼬집었다. 우 의원은 “(비주류를) 만나지도 않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일 거면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게 낫다”고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내부에서 다른 의견들이 분출할 때 최고위원들을 포함한 지도부가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집중적으로 그런 일을 안 할 거면 지도부는 뭐 하러 하는가”라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당초 의원총회 핵심 안건이던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개정 문제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앞서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도 중요하고 통합도 중요하다”며 사실상 ‘원칙과 상식’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특히 “입법권력까지 윤석열 정부가 차지하게 될 경우 그 폭주와 퇴행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변화하되 단합과 단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20일 김부겸·28일 정세균 만나=이 대표는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2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각각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1월 초에 국민들께 ‘이렇게 하고자 합니다’ 하는 보고를 드리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신당 창당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내 비판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지금 창당하면 같이 갈 의원이 한 명도 없다. 어떻게 말려도 듣지를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이재명 대표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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