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약체 방글라데시 3-0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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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첫 승전보를 전했다. 그러나 적어도 첫 게임에서 보여준 실력은 금메달감이 아니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1시1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첫 경기에서 약체 방글라데시를 3-0으로 눌렀다.

예상대로 일방적이었다. 원톱 정조국이 상대 수비수를 달고 뒤로 빠지는 사이 좌우 날개인 최성국과 이천수가 빈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며 공격을 주도했다. 좌우 윙백인 김치우와 오범석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지원했고 미드필더로 나선 염기훈도 상대 선수들 사이를 활발히 헤집고 다녔다. 전반 2분 만에 정조국의 패스를 받은 이천수가 오른발 슛, 골망을 흔들었다. 대승을 예감케 했으나 추가골이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8위에 프로팀 하나 없는 방글라데시는 선수 전원이 밀집 수비를 펼쳤다. 몇 차례 공격이 수비에 막히자 한국 선수들은 공을 끌기 시작했고 몇 차례의 불운까지 겹치며 전반전을 답답하게 1-0으로 마쳤다.

해결사의 필요성을 느낀 베어벡 감독은 후반 오범석을 빼고 ‘킬러’ 박주영을 투입했다. 박주영이 들어오자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박주영은 후반 5분 대포알 슈팅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더니 14분 감각적인 왼발 땅볼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은 후반 29분에도 문전에서 흘러나오는 공을 강하게 왼발 슛,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수비에 전념한 방글라데시는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약체를 상대로 다득점을 하지 못하는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밀집 수비를 뚫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다. 특히 세트플레이의 부정확성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이날 무려 14개의 코너킥을 얻었다. 그러나 전문키커인 최성국의 킥은 부정확했고, 방글라데시의 단신 수비수들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한국은 2일 밤 11시15분 베트남을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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