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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시진핑에 "따로 이야기 나누자"…탈북자 북송 막아냈다 [박근혜 회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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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014년 11월 10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4년 11월 10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잠깐 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2014년 11월 10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조용히 만남을 요청했다. 중국 측에서 마련한 별도의 방에서 만난 박 전 대통령은 탈북자 이야기를 꺼냈다.
“탈북자 11명이 지금 중국에 억류돼 있는데, 심지어 7살 난 어린아이도 있습니다. 이들이 북송되면 대체 어떤 일을 당하겠습니까.”
박 전 대통령은 29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박근혜 회고록’에서 대중 외교를 돌아보면서 2014년 집단 탈북자 송환의 막전막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11명의 탈북자들은 10월 31일 중국에서 라오스로 국경을 넘으려다가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붙잡혀 억류된 상태였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엄격하게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고 있었기에 당시 언론에서도 이들이 단둥으로 이송된 뒤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노력이 이들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 박 전 대통령은 “시 주석은 진지하게 나의 말을 들은 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회담 이후 중국 정부는 탈북자 전원을 석방해 한국으로 인도했다”고 회고했다. 박 대통령의 노력은 국제 관계 등을 고려해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9월 3일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식에서 천안문 성루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가운데). 시 주석 왼쪽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다. 오른쪽엔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중앙포토

2015년 9월 3일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식에서 천안문 성루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가운데). 시 주석 왼쪽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다. 오른쪽엔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3일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관한 이유도 밝혔다. 중국은 행사 수개월 전부터 요청했고, 이를 고민하던 박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및 북핵 문제의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참석을 결정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중국과 북한의 사이가 점차 멀어지면서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시 행사에서 자리 배치에서도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바로 오른편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 오른편에는 내가 앉았다. 반면 김정은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불참했고, 대신 참석한 최용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오른쪽 맨 끝자리에 앉아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전승절 참석은 중국과의 협력 공간을 넓히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지금도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주석과 만났던 일화와 중국과의 FTA 체결 협상 과정에서의 뒷이야기 등을 27일 공개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박근혜 회고록의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회고록 주소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0748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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