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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짜증 늘었다? 2주 넘으면 의심해야 할 병 [hello! Parent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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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울감에 시달리는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 더 잘하고 싶은 아이, 예민한 아이, 불안한 아이…. 아이의 정신 건강과 기질은 양육 난이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소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의 대표 콘텐트 hello! Parents가 정신과 의사들을 꾸준히 인터뷰하는 이유다.

사진 중앙일보, 박정민 디자이너

사진 중앙일보, 박정민 디자이너

만 6~17세 소아·청소년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3만7386명으로, 5년 사이 60% 넘게 늘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우울증은 알아채기 어렵다. 아이 스스로 우울한 기분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김재원 서울대어린이병원 교수는“아이가 부쩍 짜증이 늘었는데, 2주 이상 그렇다면 우울증일 수 있다”며 “양육자가 이런 눈에 보이는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잠을 못 자거나 두통이나 복통을 자주 호소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더 드러내고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이렇게 우울한 이유는 뭘까? 양육자들은 자존감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의원 윤홍균 원장은 “크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엔 내가 최고라는 허황된 자존감을 갖다가 점차 현실을 자각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낮은 자존감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양육자와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 가장 가까운 타인과 관계가 좋아야 자신과의 관계인 자존감도 건강하게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도 아이들의 불행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장형주정신건강의학과 장형주 원장은 “한두 문제로 운명이 갈리는 치열한 입시 환경 때문에 많은 아이가 완벽주의에 시달린다”고 진단했다. 그는 완벽주의를 일종의 강박이라고 봤다. 99점을 받아도, 받지 못한 1점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노력의 덫에 빠진다는 것이다. 윤동욱 YD퍼포먼스 인지행동치료연구소장도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라면 도전의 목표를 성과가 아니라 성장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예민한 기질도 양육자가 병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예민한 아이는 세상을 풀HD(초고화질)로 보는 만큼 예술성이 있고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며 “보통 아이보다 관찰력과 공감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예민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 뭔지 관찰하고, 조절만 잘 해주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도 “자극을 조절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불안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아이가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잘 관찰하고, 불안이 줄어들게 대처하면 보통 아이보다 더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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