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짜증 늘었다? 2주 넘으면 의심해야 할 병

  • 카드 발행 일시2023.11.02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만 6~17세 소아·청소년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3만7386명으로, 5년 사이 60% 넘게 늘었다. 10대 자살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7.2명(2022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4명, 2019년)을 크게 웃돈다. 이 아이들을 우울의 늪에서 건져올릴 순 없을까? hello! Parents가 김재원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를 찾아간 이유다.

박정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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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쩍 짜증이 많아졌나요? 2주 이상 그렇다면 우울증일 수 있습니다

우울한 아이는 많지만, 자기가 우울하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아이는 별로 없다. 우울한 기분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가 하면, 두통이나 복통 같은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김재원 서울대 어린이병원 교수는 “아이의 우울증을 알아채려면 양육자가 이런 눈에 보이는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중에서 우울증 치료에 특화된 몇 안 되는 의사다. 소아청소년 정신과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에 전문성을 가진 의사가 많다.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만 다룰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분과 불안’에 천착해 연구해 온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가장 많은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감정인 우울증으로 향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어린이·청소년 우울증 전문 클리닉을 개설한 것도 김 교수였다.

그는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양육자의 역할이 특별히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이라 아이가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 과정에서도 양육자의 역할이 크다. 아이의 정신적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양육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난달 20일 김 교수를 만나 이 질문을 직접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