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관광 연구' 주목받는 세종대…'지역산업 연구' 인정받는 전남대 [2023 대학평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형탁 아주대 첨단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교내 기술사업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수소 농도 감지 변색 센서'를 중소 제조업체로 37억원에 양도했다. 중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한 교수가 많은 아주대의 지난 3년간 기술이전 수입액 합계는 종합평가 대상 대학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사진 아주대

서형탁 아주대 첨단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교내 기술사업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수소 농도 감지 변색 센서'를 중소 제조업체로 37억원에 양도했다. 중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한 교수가 많은 아주대의 지난 3년간 기술이전 수입액 합계는 종합평가 대상 대학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사진 아주대

아주대 첨단신소재공학과 서형탁 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지난해 37억원에 기업에 양도했다. 그러나,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는 기다림과 노력의 시간이 필요했다. 서 교수가 개발한 ‘고정밀 수소 농도 감지 변색 센서’는 2년 동안 7명의 학생과 함께 연구한 수소기술 상용화에 필수적인 기술이었다.

교수연구 부문

6년 동안 사업 파트너를 찾지 못하자 창업까지 생각하던 중,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한 첨단소재 제조업체를 2020년에 만나게 됐다. 지역기업에 필요한 기술 내역을 관리해오던 아주대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서였다.

서 교수는 “학교가 기관 대 기관으로 기술이전의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인용 기술사업화센터 담당은 “학내 유망 기술이 지역 내 산업체로 먼저 이전돼 사업화되도록 돕기 위해 수원·화성 등 경기 남부 지역의 기업 명단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내 기술 이전할 기업 찾아내는 아주대

이런 대학의 노력은 대학평가 결과에 반영되고 있다. 아주대의 기술이전 수입액 합계(2020~2022년)는 약 107억2000만원으로 교수당·건당 수입액에서 톱10 안에 드는 성적을 냈다.

종합평가 대상 46개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액 총합은 지난해 기준 약 1098억원으로 3년 전(약 683억원)보다 1.6배가량 올랐다.

선양국 한양대(서울)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지난 10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 퓨전테크센터 연구실에서 연구원을 지도하고 있다. 선 교수는 지난해 배터리 기술 특허를 양도하고 수백억 원의 기술이전료를 받았다. 국내 대학에서 이같이 큰 규모의 기술이전은 매우 드물다. 김경록 기자

선양국 한양대(서울)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지난 10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 퓨전테크센터 연구실에서 연구원을 지도하고 있다. 선 교수는 지난해 배터리 기술 특허를 양도하고 수백억 원의 기술이전료를 받았다. 국내 대학에서 이같이 큰 규모의 기술이전은 매우 드물다. 김경록 기자

기술이전 사례가 가장 많은 한양대(서울)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에 배터리 기술 특허를 양도하고 수백억 원의 기술이전 수입액을 받았다. 2차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하이니켈 양극재 관련 특허다. 선양국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교수가 원하는 대로 제약 없이 특허를 낼 수 있는 환경을 학교가 조성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변중무 산학협력단장은 “1억원 이상 중대형 기술이전을 늘리기 위한 지식재산권 설계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올해 교수연구 부문 평가에서 한양대(서울)는 교수당 기술이전 수입액과 기술이전 건당 수입액이 모두 1위다. 기술이전의 양과 질 모두 우수했다는 의미다.

광운대, 학술지 등급 따라 1000만원 인센티브

교수연구 부문에서 논문의 평균적인 질을 보여주는 ‘국제학술지 논문당 피인용 수’ 지표는 세종대가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호텔경영학·관광학에서 우수한 논문이 많이 나와 연구 부문 7위에 올랐다. 2021년 한희섭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쓴 ‘관광·호스피탈리티에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자 행동’ 논문은 사회학 분야에서 피인용 상위 0.1%에 속하는 최우수 논문이다. 이내성 기획처장은 “학벌·경력보다 논문 업적과 연구 과제 등 성과가 최고인 교원을 우선 채용해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며 “해외 교수진과의 국제 공동 연구도 적극 장려한다”고 했다.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쓴 관광·호텔경영 논문은 사회학 분야에서 피인용 상위 0.1%에 속한다. 한 교수가 지난 9월 서울 광진구 세종대 연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쓴 관광·호텔경영 논문은 사회학 분야에서 피인용 상위 0.1%에 속한다. 한 교수가 지난 9월 서울 광진구 세종대 연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국제학술지 논문당 피인용 수 2위인 광운대는 연구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SCI급 논문을 게재하면 건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고 피인용 1회당 5만원씩을 주는 제도를 신설했다. 김재요 기획처장은 “교수 개인뿐 아니라 학과 전체에 차등화한 업적 평가를 시행해 논문 품질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세포 회춘 연구로 9년간 73억원 지원받아

대학의 연구 경쟁력은 연구비 지원의 영향을 받는다. 동국대는 교수당 외부 연구비(7위)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교수연구 부문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화학과 김종필 교수팀의 세포 회춘 및 재생 기술을 통한 노화 극복·질병 치료 연구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2031년까지 9년간 약 73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종필 동국대학교 화학과 교수. 동국대는 교수당 외부 연구비가 상위권이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종필 동국대학교 화학과 교수. 동국대는 교수당 외부 연구비가 상위권이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남대는 지역거점국립대학 중 교수당 연구비가 가장 많다. 교수당 외부연구비는 9위, 교수당 자체연구비는 2위다. 전남 지역 중점 산업인 인공지능·바이오 분야에 대한 대학의 투자가 많을 뿐 아니라 연구력을 인정받아 대학 밖 연구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김재윤 전남대 기획조정처장은 “도전적 신진 연구자는 물론 관록의 중견 연구자들에게 최적화된 연구 여건을 제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연구거점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