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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험 중 정전 사고…남부교도소선 소년수 10명 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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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국 1279개 시험장에서 16일 일제히 치른 올해 수능은 지난 3년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노 마스크’는 물론이고 열띤 수험생 응원도 돌아와 ‘엔데믹 수능’을 실감케 했다.

이날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수험생들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두꺼운 외투를 챙겨 입은 모습이었다. 재수생 김어진(19)씨는 “지난해엔 마스크를 써서 답답했는데, 올해는 코로나에서 해방돼 마스크를 벗어서 심적으로 편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이화여자외고에선 시험장 입실 10분 전인 오전 8시쯤 한 수험생이 경찰순찰차를 타고 도착했다. 경찰은 “상명여고부터 학생을 태우고 왔다”며 “(지각하지 않으려고) 빨리 오려다 보니 차가 연석에 부딪쳐 앞쪽이 약간 망가지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 남녕고 2개 교실에선 수능 1교시 종료 5분여를 앞둔 오전 9시55분쯤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수험생들은 즉시 시험실을 옮겼고, 추가로 5분의 시간이 부여됐다. 이로 인해 남녕고 전체 응시생의 2교시 시작 시각도 7분 늦게 시작됐다.

같은 날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선 지난 8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수 10명이 사상 처음으로 교도소 내에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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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능에는 ‘킬러 문항’을 거르는 ‘팀’이 구성된 것도 특징이다. 올해 처음 출범한 ‘공정수능 출제점검위원회’다.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만든 점검 시스템이다. ‘킬러 잡는 킬러’인 셈이다. 점검위원은 과목별 현직 고교 교사 25명이 맡았다. 자격 조건도 까다로웠다. 고교 근무 10년 이상의 경력자로 교과서 집필 등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참고서나 사설 모의고사 등 사설 문제집 발간에 참여한 적이 없어야 하며, 자녀가 수험생이면 안 된다.

한편 올해 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는 양광모(60) 시인의 ‘가장 넓은 길’에서 인용한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 필적 확인 문구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리시험 등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2006년부터 도입됐다. 수험생이 자필 기재해 사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본인 확인용으로 사용하는 취지다. 지난해 문구는 한용운의 시 ‘나의 꿈’에서 발췌한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필적 확인 문구는 12~19자, 필체가 드러나는 자음인 ‘ㄹ’ ‘ㅁ’ ‘ㅂ’ 중 두 가지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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