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킬러 문항이 배제됐음에도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시 전략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수능 시행 28년 만에 가장 높은 재수생 비율로 인해 등급 예측이 쉽지 않고, 수시 모집의 수능 최저 등급 충족도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잘 따져보는 동시에 고3 재학생은 수시 모집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은 재수생 비율이 대폭 늘어나면서 점수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전체 원서 접수 인원은 지난해보다 3442명이 줄어든 50만4588명이지만, 오히려 졸업생은 1만7439명 늘었다. 이른바 ‘N수생’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 수능(37.4%) 이후 가장 높다. 수능에서는 대체로 재학생보다 N수생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시 모집에서도 최상위권 N수생 지원이 늘면서 의·약학 계열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의 경우 정시 모집에서 신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3 재학생은 정시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시 모집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채점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가채점을 통해 수시 모집에서 최저 등급을 충족하는지 파악해 봐야 한다.
김병철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예상 등급 컷이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비교 분석하면서 자신의 위치와 합격 가능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최소 두세 곳 이상 정시 합격선 범위 내의 진입 여부를 분석하고 수시 논술과 면접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일부 대학의 최저 등급을 못 맞췄더라도 다른 대학의 논술을 앞두고 있다면 실제 시험을 체험해 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응시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는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 기간에 몰려 있어 대학별 일정이 중복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대학별로 전형 방법과 선발 인원 등을 변경한 곳이 많아 반드시 모집 요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시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면 EBS와 입시업체들의 대입 설명회를 참고해볼 수 있다. 종로학원은 17일 오후 3시 세종대 대양홀에서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 점수 예측 설명회를 개최한다. 메가스터디와 이투스, 진학사 등 주요 업체도 수능 직후 잇따라 온·오프라인 입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설명회에 참석하기 전에는 가채점을 미리 완료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