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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수능 안보는 전형까지…2000명 증원 되돌리기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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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의대별 정원을 발표한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의대별 정원을 발표한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21일 의과대학 증원이 배정된 대학들에 “5월 31일까지 변경된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비수도권 의과대학 정원 1639명 증원을 포함해 2000명의 의대 정원을 늘린 ‘의대 입시 생태계’가 사실상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의대 증원을 놓고 의료계와는 여전히 갈등 상태이지만, 의대 입시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정원 확대는 되돌리기 쉽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형국이다.

“증원 신청 계획대로 정원·학사운영 만전 기해 달라”

교육부는 공문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 내용을 통보하며 “정원 변동 사항을 학칙 및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반영한 후 학생 정원표를 증빙자료와 함께 오는 5월 31일까지 공문으로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또 내년 의과대학 교육·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증원 신청 당시 제출했던 ‘의대 운영 계획안’을 잘 지켜달라고도 당부했다.

교육부 측은 “신청 당시 제출한 계획대로 교원·교사 확보, 교육과정 운영, 실험·실습 기재자 확충, 지역의료 여건 개선 등을 충실히 이행하는 등 학생정원 배정 취지에 맞도록 정원 및 학사 운영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 학칙 개정까지 한 달 안에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교육부 공문

사진 교육부 공문

교육부가 의대 증원 배분 결과를 발표한 20일 증원이 한 명도 없는 서울 지역 의과대학생과 학부모·수험생이 증원과 배정 방침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이후 절차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제주대 총장, “수능 성적 없는 의대 전형 도입하겠다”

2000명은 서울대 자연계열 입학생 수(1844명)를 넘어서는 규모여서 의대를 포함한 대학 입시에 큰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이 크게 늘고 교육부가 지역인재전형 60%까지 올릴 방침이어서 지역 의대의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의대 정원이 40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 제주대 김일환 총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인재전형의 비중을 2027학년도까지 60%, 2029학년도까지 70%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수능 성적 없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새 전형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수능 최저 폐지는 대한민국, 특히 강남 3구에 큰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2034년까지 지역인재전형의 최대 50%는 무수능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의대 정원 배정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을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 것처럼 변화의 바람이 의대 입시에서 먼저 시작된 셈이다.

국립대 교수 1000명 확대, 사립대 저금리 대출  

의대별 증원,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의대별 증원,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행정 절차와 별도로 각 대학은 의과대학 교수진을 보강하고 강의실과 실험·실습 공간을 확보하는 등 내년도부터 늘어날 학생들을 위해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급격한 증원으로 의대 교육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현재 1200명 수준인 비수도권 9개 거점국립대 의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 늘려 2200여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학진흥재단은 의대 정원 증원을 신청한 사립대에 어디에, 얼마나 자금이 필요한지 융자 수요조사를 했다. 사학진흥재단 측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소요되는 재정을 저금리로, 최우선 순위로 충분히 융자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 발표날에도 200명 추가, 누적 8590명 휴학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대학별 배분 결과를 발표한 20일 오후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2024.3.20/뉴스1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대학별 배분 결과를 발표한 20일 오후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2024.3.20/뉴스1

한편 의대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한 20일에도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2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하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5개교, 230건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낸 휴학계를 철회한 학생은 1명이었다. 전날까지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8590건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45.7%다.

의대·의전원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증원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해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라며 “휴학계를 수리해줄 것을 (대학 측에) 강력히 요구할 것이며, 휴학계를 반려할 경우에 대비해 행정소송에 대한 법률 검토도 마쳤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측은 “학생 면담·설명 등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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