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도 나눠…수료생 주축 어린이 강좌 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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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논술 때문에 학부모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까? 학교에서는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대학에서는'학원 논술은 안 된다'고 하고…. 결국 자녀 논술은 부모가 책임질 수 밖에 없지요."
송파구 논술지도사 과정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독서운동을 벌여 온 새마을문고중앙회 송파구지회 회장 출신인 한봉희(60·사진) 씨가 중심이 돼 만들었다. 이미 성장한 자신의 두 자녀(34세,24세)는 논술과 이해 관계가 전혀 없는 데도 말이다.
"미국 여행 중 박물관 조각상 앞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자유롭게 감상평을 나누는 초등학생들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선생님 설명을 듣는 게 대부분인데…."
언제 어디서든 토론의 장을 열고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게 미국인들의 육아법이라는 데서 힌트를 얻은 한 회장은 가정에서부터의 논술교육을 위해 먼저 엄마들을 지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어 송파구청에 즉시 지원을 요청하고 무료 강좌를 열었다. 강사료와 강의실 대관료는 구청 예산으로, 그 밖의 부대비용은 교재비와 독서지도사회 회원 가입비로 각각 충당키로 했다.

토론식 육아위해 엄마도 교육 필요
구청에 지원요청 2004년 강좌 열어

논술지도사 과정의 숨은 매력은 다름이 아니라 수강생들이'사회 환원'을 종착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堂狗風月)"는 속담이 적절한 비유라고나 할까.
올 연말쯤에는 강좌 수료자들이 주축이 돼 논술의 직접적 수혜자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논술강좌도 마련할 예정이다. 수강생이 40명 정도인 강좌를 주 2회 정도 열기로 했다.
"춤이든,요리든 아이 교육을 위해 엄마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하지만 배워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요. 젊은 엄마들이 나서서 더 많이 배우고 가르치다 보면 점점 큰 나눔으로 번지지 않을까요?" 한 회장의 말이다.

프리미엄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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