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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판 차베스'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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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남미 에콰도르에서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43.사진) 후보가 우파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AP통신에 따르면 27일 개표가 48% 진행된 가운데 코레아 후보는 68%를 득표해 32%에 그친 우파의 '바나나 부호' 알바로 노보아(56)를 누르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는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세다토스-갤럽의 출구조사에서도 56.8%의 지지를 얻어 43.2%의 노보아 후보를 크게 앞섰다.

코레아 후보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수도 키토 중심가에서 수만 명의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자"며 승리를 선언했다. 대선 삼수째인 노보아 후보는 지난달 15일의 1차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지만 막판 코레아 열풍에 밀려 결국 분루를 삼켰다.

1963년 에콰도르 제2의 도시 과야킬에서 태어난 코레아 후보는 90년대 초 미주개발은행에서 근무하다 99년 미국에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국에 돌아와 대학교수와 경제장관을 지내며 신자유주의에 치우친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거부하고 ▶대외부채 상환에 상한선을 설정할 것을 주장해 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번 대선은 '중남미 신좌파'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떠오른 코레아 후보가 과연 역전에 성공해 '제2의 차베스'가 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점 때문에 더욱 관심이 됐다. 실제로 그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막역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들은 "코레아가 합류하면서 차베스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남미의 '반미 좌파' 라인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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