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일 함정 상호 방문 군사 협력 확대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과 일본이 군사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양국 관계가 정치.경제에서 전면적 협력 관계로 발전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근 양국이 보여 온 자세를 보면 서로에게 득이 되면 어떤 분야든 손을 잡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방부는 26일 인민해방군의 장비성(章泌生) 총참모장 조리(중장)가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고 밝혔다. 장 조리는 참모부 내 참모장과 부참모장에 이은 서열 3위의 고위인사다. 그는 지난해 1월 총참모부 작전부 부장에서 승진한 군내 핵심인사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 조리의 방일은 지난달 아베 총리의 방중 시 양국 정상이 상호 방위 교류를 재추진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항의, 양국 간 계획됐던 함정 상호 방문과 군 관계자 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그 뒤 2003년 9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등을 개최하며 군사 교류 재개에 합의했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가 계속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

장 조리는 방일 기간 중 양국 국방당국자 간 방위 협력 문제를 협의한다. 모리야 다케마사(守屋武昌) 방위청 차관과의 개별 회담도 예정돼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중국 함정의 일본 항구 방문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 사안에 적극적 입장이어서 양국 함정 교류에 대한 합의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 함정의 일본 방문 뒤 자위대 함대의 방중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일본 방위연구소와 중국 국방대학 간 교류와 연구 활성화도 논의할 예정이다. 모리야 차관은 장 조리에게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의 일본 방문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야 차관은 또 북한의 핵실험과 이에 따른 일본 측의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설명할 방침이다.

물론 양국 군사 교류에 장애 요인도 있다. 중국 측은 일본과 대만과의 군사 협력에 대한 불만이 크다. 특히 9월 대만군 고위 책임자가 일본 방위청 간부의 초청으로 방일, 해상.육상 자위대의 훈련을 참관한 것과 관련, 중국 측이 거세게 항의까지 했다. 또 일본 자위대는 정기적으로 대만에 군사 관계자를 파견해 상호 훈련 참관 등 협력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장 조리의 방일이 일본과 대만 간 군사 교류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한.일 두 나라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회담과 2003년 노무현-고이즈미 회담을 계기로 한국군과 자위대 수뇌부가 상호 방문하는 등 활발한 군사 교류를 해 왔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 교류와 해군.해상자위대 함정의 공동수색, 구난훈련 등 사안별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또 국장급 국방정책 실무회의와 함정 교환 방문, 사관생도 교환 등 실무 교류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일본 방위청 장관과 한.일 군사교류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독도와 야스쿠니.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중국 - 일본 군사 교류 일지

■ 2004년 10월 중국 슝광카이(熊光楷) 부총참모장 일본 방문

■ 2005년 3월 일본 모리야 다케마사(守屋武昌) 방위청 사무차관 중국 방문

■ 2006년 6월 일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방위청 장관 "일본은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중국과의 군사 교류를 원한다" 발언

■ 2006년 6월 일본 자위대 간부들, 중국 방문해 베이징 군구 주력 전차부대 시찰하고 광둥성 해군기지 방문

■ 2006년 10월 중.일 정상회담(방위 교류 추진 합의)

■ 2006년 11월 중국 장비성(章泌生)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조리 일본 방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