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삼성패션디자인펀드 1억 받은 배승연·정혁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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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영국 런던에서 활약 중인 패션 디자이너 배승연(29(左)).정혁서(29)씨가 올해 삼성패션디자인펀드(Samsung Fashion Design Fund.SFDF)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SFDF는 지난해 설립돼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유망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에게 한해 10만 달러(약 1억원)의 지원금을 주는 제도. 지난해 수상자인 두리 정, 리차드 최, 박고은씨는 올해도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SFDF 시상식이 열린 다음날인 21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이 디자이너 커플은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푸석 푸석한 머릿결을 살려야 우리 스타일이 산다"는 그들은 "그래서 일부러 비누로만 머리를 감는다"며 웃었다. 특히 정씨의 특이한 콧수염, 엄숙한 여성 정장에나 어울릴 법한 배씨의 모자에서는 보면 볼수록 '그들의 스타일'이 느껴졌다.

한성대 의상학과 동기로 정씨는 세인트 마틴, 배씨는 런던패션학교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이다.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자신들의 영어 이름을 딴 '스티브 요니 스튜디오'브랜드를 론칭하는 이들이 꺼낸 이야기는 런던 패션계의 '자유로움'.

"런던이 예전에 비해 파리.뉴욕.밀라노에 집중된 '빅 브랜드 패션'에 조금 가려 있긴 하죠. 그렇지만 런던은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패션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파리 등 여타 컬렉션보다 주목을 덜 받고 있는 '런던 패션 위크'중흥을 위해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그런 면에서 런던은 신인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알렉산더 매퀸이나 존 갈리아노 같은 디자이너들이 그들만의 색깔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것도 '런던 분위기'가 녹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 않는 것이 영국 패션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국이나 유럽 사람들이 접하지 못한 우리만의 감각을 보여주고 싶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패션'을 좀 더 쉽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만 된다면 우리나라의 국내파 디자이너들도 더 많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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