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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탐구와 치유'... 작가 전민혁, 서예슬 '충돌, 공존, 경계' 전시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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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영상으로 본질을 탐구하는 전민혁 작가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서예슬 작가가 “충돌, 공존, 경계”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장 2층(서예슬)과 3층(전민혁)으로 이어지는 전시의 구성은 관객이 공간의 대비, 힘의 충돌을 경험하게 한다. 이 전시는 충돌하며 동시에 공존을 고민하고 있다. 관객은 그 경계의 지역, 충돌하는 에너지, 스펙트럼의 한 단면에 도착해 오늘 우리가 지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사유하게 한다.

Medium-Technology 07. 사진 전민혁

Medium-Technology 07. 사진 전민혁

전 작가는 작업 과정을 통해 사유하고 그 본질에 다다르기 위해 부분과 전체, 주변과 중심의 경계를 탐사해 나간다. 불가능의 영역에 접근하려는 노력이다. 부분에서 전체로 주변에서 중심으로, 접근 불가능의 영역을 향한 접근을 이어나간다.

Medium-Technology 88. 사진 전민혁

Medium-Technology 88. 사진 전민혁

전시의 메인 시리즈는 ‘Medium-Technology : 중간과 중계의 풍경’이다. 을지로 일대에서 이뤄진 이 작업은 로우 테크놀로지와 하이 테크놀로지의 사이에 있는 낡고, 오래되고, 복잡하고, 어지로운 풍경을 정교하고, 사실적이고, 명료한 세계로 탐색했다.

충돌, 공존, 경계 전시장 모습. 사진 전민혁

충돌, 공존, 경계 전시장 모습. 사진 전민혁

인간의 손, 현대성에 대한 도시의 감회, 최첨단 전자기술을 암시하면서 동시에 과거를 통과한 인물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Medium-technology’, ‘사물의 편(片)’, '우로보로스' 시리즈로 구성했다. 뒤섞인 시리즈에서 서울에 대한 인상을 발굴했다.

Daily drawing_picture diary series. 사진 서예슬

Daily drawing_picture diary series. 사진 서예슬

서 작가의 ‘작은 경외 : Little awes that I can do’는 30cm가량의 공간(손과 손사이의 거리)에서 영적(영적:정신적이나 영감을 통한) 정화의 노동이 일어나는 걸 표현했다. 식물이라는 은유를 관통한 제의에 대한 일기다. 내면을 통과하여 생장하는 정서, 혹은 심상에 대한 이야기이며 작가의 물시중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작업은 공예에서 시작해 장인의 노동이라는 제의로 연결 돼 왔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통해 연금술사의 그것처럼 세계를 이루는 물성을 만들어 낸다. 두 손을 관통한 내면에서 생장해 정화와 치유, 재생에 도달한다.

Daily drawing_picture diary series. 사진 서예슬

Daily drawing_picture diary series. 사진 서예슬

30cm 폭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경외심을 가진 느리고 겸허한 이 노동이 만들어 내는 것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세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계다. 이곳은 시간을 파괴하는 개념으로서의 영원한 찰나가 이뤄지는 품이다.

▶제목 : "충돌, 공존, 경계"
▶장소 : 갤러리 스테어 Gallery Stair (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76 )
▶기간 : 2023.10.06 ~ 10.31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13:00 ~ 20:00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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