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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놓쳤지만 빛난 투혼… 35세 레슬러 류한수와 김현우의 만가

중앙일보

입력

4일 열린 1회전에 나선 김현우. 연합뉴스

4일 열린 1회전에 나선 김현우. 연합뉴스

4일 8강전에서 소라비와 맞선 류한수. 연합뉴스

4일 8강전에서 소라비와 맞선 류한수. 연합뉴스

금빛 마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그들의 투혼은 빛났다. 노장 레슬러 류한수(35)와 김현우(35·이상 삼성생명)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류한수는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8강에서 다니알 소라비(이란)에게 0-9, 1피리어드 테크니컬폴패를 당했다. 소라비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패자부활전 진출 기회도 사라졌다.

한 체급 위인 77㎏급에 나선 김현우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16강에서 아민 카비야니네자드(이란)에게 3-9로 졌다. 패자부활전에서 딜쇼드 오몬겔디예프(우즈베키스탄)에게 6-3으로 이긴 김현우는. 동메달결정전에서 류루이(중국)를 만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3-5로 졌다. 상대가 손가락을 잡는 반칙을 해 비디오 챌린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을 따낸 류한수.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을 따낸 류한수. 김성룡 기자

류한수는 2010년대 한국 레슬링을 이끈 간판 선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30대 중반이 된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뒤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김현우는 류한수와 쌍두마차를 이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눈이 퉁퉁 부은 채 금메달을 따냈던 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서 박장순, 심권호에 이어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류한수가 2월생이라 1년 선후배지만 절친하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 연합뉴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 연합뉴스

둘은 사실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매트를 떠나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은퇴할 생각으로 결혼식도 나란히 가을로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미뤄지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1년 더 땀을 흘리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김현우는 갈비뼈를 다치고도 기어이 선발전을 통과했다. 그러나 아쉬운 성적으로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허리와 어깨 부상을 딛고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 류한수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면목이 없다. 선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상대 분석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정한재(수원시청)는 레슬링 첫 메달을 따냈다. 정한재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우즈베키스탄)를 5-4로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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