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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 안돼"…3억 넘는 법인 수퍼카 확 늘어난 까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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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공개된 연두색의 법인차 전용 번호판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공개된 연두색의 법인차 전용 번호판 모습. 연합뉴스

올해 들어 법인 명의로 등록된 3억원이 넘는 수입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부터 도입되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리 법인차량을 구매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법인 명의의 3억원 초과 수입차가 7994대로 집계됐다. 작년 말 6290대에 비해 1704대가 늘어났다. 지난 한 해 증가분인 1856대에 육박한다.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 수입차도 3만2489대로 작년 말 2만6973대에 비해 5516대 늘어났다.

서울지역 자치구별로 보면 올해 2억원 초과 법인명의 수입차는 서초구에서 181대가 등록됐다. 그 뒤를 강남구(141대), 광진구(47대), 양천구(34대), 중랑구(28대)가 이었다.

고가의 법인 수입차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5000만원 이하의 법인 명의 수입차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다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7년 7만3830대에서 지난해 14만7348대까지 증가했다가, 올해 8월 말 기준 14만6949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도입되는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해 법인들이 미리 고가의 외제차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부터 등록하는 법인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허점 때문에 제도 시행에 앞서 외제차 구매 러시가 발생한 셈이다.

정우택 의원은 “수억 원의 수입차를 법인 오너나 그 가족이 사적으로 운용하는 문제는 법인 차 제도를 왜곡시키는 고질병”이라며 “연두색 번호판 시행과 병행해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자동차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법인차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에 신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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