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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사절이 남북 길 터줬으면”/통일음악회 북쪽 손님 오던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북측 환송단 『우리의 소원…』 연주/입장권 매진사태… 항의 소동까지
○…북한측 공연단 일행은 오전10시 정각에 단장인 성동춘 조선음악가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선두로 판문점 우리측 지역으로 넘어왔다.
분단의 벽을 넘은 이들은 지난 10월 평양의 범민족 통일음악회에 참가했던 황병기교수 등 서울 전통음악 연주단원 등 46명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겨울 날씨로는 한결 풀어져 봄날씨 같다』며 서로서로 반갑게 끌어안고 그동안의 안부를 묻기에 바빴다.
○…북한측 공연단이 판문점에 도착하기 전인 이날 오전9시20분쯤부터 개성에서 온 북측 환송단 70여명이 북측 판문각 2층 난간에 등장.
이들은 한복을 차려입은 20대에서 50대 여성들로 구성됐는데 우리측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자 준비해온 조화를 흔들며 웃어 보이기도.
○…이날 판문각 앞에는 오전9시40분쯤부터 개성시 예술단 3백여명과 취주단 30명이 나와 『조국은 하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연주,이날 분위기를 고조.
이들 일행인 류문근씨(33)는 『임수경양이 북한에 왔을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남쪽 노래를 배웠다』며 『이 노래는 이제 통일을 염원하는 북측 인민들에게 대중가요가 되어 세살난 애들도 안다』고 말했다.
○…평양 민속예술단원중 원로 성악가인 김진명씨(78)는 한국측의 영접단인 오복녀씨와 한달만에 뜨거운 해후.
이들은 옛날 친구이기도 한데 50여년전 평양에서 함께 소리공부를 했다며 김진명씨는 『이번 서울공연이 남북통일의 전주곡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이날 도착한 평양 민족음악단의 서울공연 레퍼터리는 민족음악을 기본으로 한 서도창과 시대감각에 맞는 민요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고 최상근씨(56·북한 문예총 자문위원)는 이렇게 밝혔다.
최씨는 또 『자신들의 평양 예술단의 공연 내용은 민족과 역사와 함께하는 음악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
최씨는 북한 평양음악단 규모는 50명이었으나 북한음악의 특징상 규모가 커야 하는데도 남측 요구로 33명으로 줄어들어 아쉬운감이 있다』고 섭섭한 감을 표시.
○…90 송년 통일전통음악회 일반 공개입장권 판매가 8일 오전10시부터 교보문고·대한음악사·종로서적 등 11곳에서 판매됐다. 이날 각 예매처에는 아침 일찍부터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와 한정판매로 입장권이 부족하자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8일 오전10시15분쯤 서울 종로1가 교보문고 지하 1층 「90 송년 통일전통음악회」 입장권 예매창구 앞에서 표를 사려던 시민 1백여명이 표가 일찍 매진된데 등에 불만을 품고 20여분간 거친 항의소동을 벌였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10시부터 예매한다는 교보문고측의 사전통제로 정문앞에서 기다리다 10여분이 지나 매표소앞에 도착했는데 후문 등으로 미리 들어온 시민 20여명에게 10일 공연분 20매를 판매한 교보문고측이 『표가 매진됐다』고 하자 거칠게 항의했다.
교보측은 시민들이 종업원들과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자 9일 공연분 43장을 추가로 팔았다.
○…지난 10월19일 평양 2·8 문화회관에서 열렸던 범민족 통일음악회 가운데 서울 전통음악연주단의 연주실황을 담은 두장짜리 레코드 『범민족 통일음악회』가 90 송년 통일전통음악회에 맞춰 8일 출간됐다.
신나라레코드가 기획·제작한 이 레코드에는 황병기씨의 창작가곡 『우리는 하나』를 비롯해 정철수씨의 『대금산조』,오정숙씨의 『판소리 「춘향가」 중 부모상봉장면』,오복녀·김광숙씨의 『서도민요』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사물놀이 연주와 휘몰이 시조는 녹음사정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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