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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착공식에 5억 펑펑…2억은 주요인사 경호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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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상부정류장. [중앙포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상부정류장. [중앙포토]

일회성 행사에 5억원, "과하다" 지적 

강원 양양군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로 5억원을 편성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양양군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양양군은 오는 10월 말께 진행할 예정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로 5억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양양군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5억원은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봉균 예결위원은 “재정이 열악한 양양군이 일회성 행사에 5억원을 쓴다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주장했다. 양양지역 고등학생 600여명에게 1년간 매월 7만원씩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당시 박 의원은 양양군에 사업비 5억원에 대한 세부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양양군이 제출한 산출내역서엔 3억원에 대한 부분만 있었다. 박 의원이 나머지 2억원에 관해 묻자 양양군 측은 “2억원은 주요 인사가 참석할 경우 대비한 예비비 성격의 예산”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중앙포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중앙포토]

계수조정 통해 3억원으로 '삭감' 

이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는 계수조정(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예결위에서 세부 내역을 조정하는 의정활동)을 통해 3억원으로 삭감됐고 11일 본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박 의원은 “지역에 큰 행사인 양양문화제를 할 때 연예인을 부르고 노래자랑까지 해도 8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드는데 얼마나 행사를 크게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사실 3억원도 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가 논란이 된 건 정부가 내년도 지방교부세를 역대 최대규모로 감축하기로 해 유례없는 ‘예산 한파’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원도는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식’ 당시 8000만원 정도의 예산만 썼다고 한다. 양양군이 당초 편성한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예산의 16% 수준이다. 628년 만에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로 명칭이 바뀌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이날 출범식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와 김관영 전북지사,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등 각계각층의 강원도민 1200여명이 참석했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형. [중앙포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형. [중앙포토]

2억원은 주요 인사 참석 '경호 비용?' 

양양군 관계자는 “착공식 예산 5억원 중 2억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주요 인사 참석 시의 경호 등이 추가되는 등 변수가 많아 예비비 성격으로 편성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 착공식은 오는 10월 말께로 예정된 상황이다. 현재 4개의 인허가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특별건설 승인(국토교통부), 국유림 이용허가ㆍ산지일시 사용허가(산림청), 공원사업시행 허가(국립공원공단) 등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마지막 승인 절차인 공원사업시행 허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43년간 표류해오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 환경부가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인허가 절차가 속속 진행됐다. 11개 인허가 중 7건은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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