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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침 묵상

“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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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오래된 라틴어 격언. 폭염을 피해 서늘한 숲길을 걷다가 집안으로 들어서니, 마당 수돗가에는 집안의 그릇이란 그릇은 모두 나와 있었다. 그릇마다 찰랑찰랑 물이 담겨! 어, 이거 무슨 일? 기척을 듣고 나온 옆지기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뜨거워진 지구를 좀 식혀드리려고요. 하루 한 번씩은 짓궂은 장난꾸러기가 되는 그녀에겐 절망이란 없지. “새로운 세계가 불가능해지는 지점은 우리가 희망하기를 멈출 때뿐”(지그문트 바우만)이란 것이겠지.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