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신 환불"…독일 잼버리·모텔 갈등에 숙박비 내준 시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현장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현장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서구의 한 주민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석 차 한국을 찾은 독일 대원들이 숙박업소 주인과 환불 문제로 갈등을 빚자, 숙박비를 대신 보상하겠다고 나섰다.

14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주민 A씨는 서구 총무팀에 “독일 잼버리 대원들에게 숙박비를 환불해주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 왔다고 한다.

지난 12일 광주를 찾은 독일 잼버리 대원들은 서구 한 모텔에 2박 3일 동안 머무르기로 했으나, 의사소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숙소를 옮기고 업주에게 숙박비 환불을 요구했다.

갈등은 대원들이 관광에 나서면서 숙박업소 주인에게 개인 소지품 등이 있다는 이유로 “방 문을 열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대원들이 돌아왔을 때에는 업주가 객실을 청소하고 객실 문도 열어두며 발생했다.

대원들은 업주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까지 출동했다. 해당 업주는 대원들의 신고에 따라 방실침입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의사소통 문제로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대원들은 업주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원들은 이후 숙박업소를 변경하기로 하고, 업주에게 숙박비를 환불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업주는 이를 거절했다.

이 소식을 접한 A씨는 광주 서구에 이틀 치 숙박비에 해당하는 70만원을 기부했다. 서구는 이날 저녁 숙박비를 전달했다고 한다.

A씨는 “뉴스 기사를 보고 (갈등 상황을) 접하게 됐다”며 “우리 구를 방문한 손님이니 (숙박업소 주인) 대신 숙박비를 환불해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서구 측은 설명했다. 이 주민은 또 “갈등이 완만히 잘 해결되길 바란다. 잼버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광주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