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황욱정(69) KDFS 대표가 1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황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지난 5월16일 KT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지 두달 만에 처음으로 관련자 신병을 확보한 것이다.
황 대표와 함께 심사를 받은 KT 본사 경영지원실의 상무보 홍모(51)씨, 부장 이모(52)씨,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KDFS 전무 김모(58)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윤 부장판사는 홍씨와 이씨에 대해 “배임수재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공정거래법위반 부분에 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 점,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고려해 현 단계서 구속 필요성 및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씨의 경우 KDFS에 법인카드 사용대금을 전액 변제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씨에 대해서도 “배임수재 및 공정거래법 위반 범행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피의자 주장과 퇴사 시기, 이익수령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황 대표는 2021년 홍씨와 이씨, 김씨 등에게 KDFS에 시설관리 용역 물량을 늘려달라는 청탁을 하고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홍씨 등은 종전의 계약 조건을 무시한 채 또 다른 하청업체인 KFnS 등의 용역 물량을 대폭 감축시켜주고, 그 대가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KDFS로부터 법인카드와 공유오피스, 가족의 취업 기회 등 한 사람당 최대 7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는 KDFS에 홍씨의 아들을 특혜 채용하고 김씨의 부인을 허위 채용하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황 대표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자녀들을 명목상 직원으로 올리거나 허위 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KDFS 자금 약 5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