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내년이 진짜 무서워

중앙일보

입력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내년에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집값 급등과 과표적용률 상향 조정으로 인해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자와 금액이 올해보다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종부세 부과 기준은 매년 4월 공개되는 주택공시가격인데 올해 공시가격이 발표된 후 집값 상승폭이 급속히 커졌다. 이에 따라 시가 대비 공시가격이 50%대에 그치는 사례까지 속출해 내년에 공시가격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일부 다주택자들은 주택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양도세 부담 등 때문에 매각보다 증여를 선택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공시가격 시세 80% 목표 =정부는 공시가격을 시세의 80% 선이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울 상당수 지역 등에서는 시세의 70~80%에 육박하는 공시가격이 나왔다.

하지만 올 4월에 공시가격이 발표된 후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고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현재 시세의 50%대까지 떨어진 경우가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현대아파트 44평형의 올해 공시가격은 6억3000만원 정도인 데 비해 시세는 11억5000만원 정도까지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54.78%에 그친다. 이같이 시세에 비해 공시가격이 낮아진 아파트에 대해 정부가 내년 발표에서 공시가격을 대폭 올릴 가능성이 많다.

이에 따라 새롭게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는 아파트가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이미 종부세 부과대상이었던 주택의 세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을 시세의 80%에 맞춘다고 가정할 경우 산술적으로는 시세가 7억5000만원 정도까지 올라가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 종부세 부담 갈수록 급증 =과표 적용률이 높아지는 것도 종부세 부담을 늘릴 수 있는 요소다. 올해는 과세표준을 공시가격의 70%로 잡고 종부세를 산출하지만 내년에는 80%, 2008년에는 90%로 과세표준이 매년 10%포인트씩 높아진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의 33평짜리 선경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14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지만 공시가격은 올 초에 형성됐던 가격을 기준으로 8억원 수준이다.

올해 종부세는 공시가격 8억원을 기준으로 산출돼 90만원 정도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 14억원을 기준으로 공시가격(시가의 80%)을 다시 산출하면 11억2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내년 종부세는 374만원으로 늘어난다. 재산세를 포함하는 보유세 부담도 올해 264만원에서 628만원까지 치솟게 된다.

집값이 가만히 있더라도 2008년에는 과표적용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재산세 282만원, 종부세 424만원으로 보유세 부담은 706만원까지 늘어난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