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당구 마법사’ 세이기너, 한국 오자마자 우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한국 프로당구 PBA 데뷔전에서 우승한 ‘당구 마법사’ 세미 세이기너. [사진 PBA]

한국 프로당구 PBA 데뷔전에서 우승한 ‘당구 마법사’ 세미 세이기너. [사진 PBA]

‘당구 마법사’ 세미 세이기너(59·튀르키예)가 한국 프로당구 PBA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이기너는 19일 밤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3~24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상대를 세트 스코어 4-0으로 완파했다. 마법 같은 예술구를 선보여 ‘미스터 매직’으로 불리는 세이기너는 128강부터 파죽의 7연승을 달린 끝에 정상에 올랐다.

세이기너는 그동안 유럽을 주 무대로 하는 세계캐롬연맹(UMB) 당구 대회에 출전해왔다. 그는 2003년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고, 3쿠션 월드컵을 7차례나 제패한 세계적인 선수다. 그런데 2019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프로당구 투어 PBA가 출범했다.

우승컵 앞에서 아내이자 배우인 세나이 귀를러(왼쪽)와 함께 활짝 웃는 세이기너. [사진 PBA]

우승컵 앞에서 아내이자 배우인 세나이 귀를러(왼쪽)와 함께 활짝 웃는 세이기너. [사진 PBA]

PBA의 우승 상금은 1억원, 파이널은 3억원이나 된다. UMB가 주최하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 상금 2만 유로(2800만원)보다 4배 수준이다. 라이벌 의식을 느낀 UMB는 PBA에 출전한 선수는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벨기에 출신 프레드릭 쿠드롱(55)이 PBA로 전향한 뒤 7차례 우승하면서 누적 상금 8억9450만원을 챙겼다. 더구나 PBA가 5시즌 동안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구팀 운영비는 연간 12억~1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하나카드, SK렌터카 등 국내 9개 기업이 프로당구팀 운영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지난 4월 세이기너, 그리고 쿠드롱에 이어 ‘당구 4대 천왕’ 중 한 명인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도 PBA에 합류했다. 또 세계선수권 우승자 최성원도 대한당구연맹(KBF)을 떠나 PBA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졌다.

PBA는 독특한 시스템인 세트제와 뱅크샷 2점 제 등을 도입했다. 그런데 세이기너는 생소한 무대에서도 장타를 앞세워 데뷔 무대에서 우승했다. 세이기너의 ‘장타율(이닝 당 5득점 이상의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수치)’은 11.3%나 된다. 평균 기록(6.3%)의 두 배에 가깝다. 세이기너는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없다. ‘세미 고고고’를 외치는 응원 소리와 경기장에 등장한 큰 스크린이 생소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아내 세나이 귀를러(56)는 넷플릭스 영화에도 출연했던 튀르키예의 유명 배우다.

▶세미 세이기너는...

나이 및 국적: 58세, 튀르키예
체격: 키 184㎝, 몸무게 75㎏
주요 우승: 3쿠션 월드컵 7회, 세계선수권 1회
별명: 미스터 매직

▶세계적 스타들이 모여 드는 한국프로당구(PBA)

주요 선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최성원, 조재호(이상 한국) 등
우승 상금: 1억원(세계선수권 상금 2800만원의 4배 규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