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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정치 중립 확인 시금석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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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만복(사진) 신임 국정원장은 23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이어 내곡동 청사의 취임식장에 선 그는 2007년 대선에서의 중립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다음 대선은 우리의 정치적 중립 원칙이 확고히 정착됐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 안보와 국익 수호는 국정원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켜야 할 숭고한 사명"이라며 "안보 수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일심회' 사건을 거론하거나 간첩 수사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내정자 시절 대공수사국의 업무보고를 가장 먼저 받았다"고 말했다. 원장이 바뀌면 '일심회' 사건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항간의 우려에 대한 해명인 셈이다. 김 원장도 "내가 정보기관에서 32년간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며 수사에 차질이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김 원장은 24일 청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 차장급 전원 교체될 듯=김 원장의 취임으로 국정원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1차장(해외담당) 출신인 그가 내부승진함으로써 우선 차장급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 2년 가까이 근무한 이상업 2차장(국내담당)과 최준택 3차장(북한담당)까지 모두 바꾸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경찰과 통일부.외교통상부 인사의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직원들은 "사기진작을 위해 차장급도 자체 충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창설 45년 만에 내부 출신 원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국정원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고 한다. 다음달 있을 정기인사도 관심거리다. 조직 내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김 원장이 실.국장과 지부장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내부에서는 벌써 촉각을 세운다.

청문회에서 국정원 내 영호남 인사 갈등을 인정했던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정치권 줄대기와 정보 누설 등으로 조직을 존폐의 위기에 빠뜨리는 일체의 행동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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