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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에도 평가원 감사뒤 '쉬운 수능'…"킬러문항 사라질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감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올해 수능 난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평가원이 감사를 받은 뒤 쉬운 수능으로 출제 기조가 바뀐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만인 16일 교육부는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평가원 감사를 예고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6월 모의평가 문제를 공교육 교육 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를 총리실과 함께 점검하는 감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계획대로라면 평가원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대대적인 감사를 받게 된다. 당시 평가원은 2011학년도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으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감사 이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평가원은 이례적으로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 수준이 되도록 출제한다”고 발표하며 ‘쉬운 수능’을 예고했다. 2011학년도 수능 언어 만점자가 0.06%, 수리‘가’ 만점이 0.02%에 불과했기 때문에 ‘만점자 1%’는 상당히 쉬워진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그해 치른 2012학년도 수능은 난도가 크게 하락했다. ‘만점자 1%’ 기조는 2년간 유지되다가 사라졌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교육계에서는 이번 감사가 12년 전과 같이 '쉬운 수능'이란 결과로 이어진다고 예상한다. 최근 몇 년간 논란이 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며 국어 영역 킬러문항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난이도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대통령이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최소한 어려운 수능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 사교육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담당자 경질과 감사 등으로 강력하게 메시지를 던졌는데, 평가원이 감히 어려운 문제를 낼 수 있겠는가. 당장 9월 모의평가 난도가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출제 난이도와 수험생이 체감하는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 수능은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평이하다”고 분석했지만 수험생들은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고, 실제 채점 결과도 어려운 수능에 가까웠다. 이번 6월 모의평가도 대부분 학원이 지난 수능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쉽다고 평했지만, 수험생들은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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