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 음대 출신 현악 주자들로 구성된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사진)가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들고 서울 무대에 선다. 피아졸라의 '사계'는 원래 여름.겨울.가을.봄의 순으로 작곡되었지만 연주는 보통 봄부터 계절순으로 한다.
이번에는 가을, 겨울, 봄, 여름의 순서를 택했다. 협연자로는 대만 출신의 초량린(林昭亮.46)을 비롯, 이유라.프랑크 황.양지인 등이 차례로 나선다. 모두 줄리아드에서 강효 교수를 사사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들이다. 비발디의 '사계'에선 초량린이 혼자서 4곡을 완주(完奏)한다.
공연에 즈음해 세종솔로이스츠와 초량린이 협연한 비발디의 '사계' 앨범이 낙소스 레이블로 출시될 예정이다. 세종솔로이스츠는 올 여름 작곡가 강석희(72)씨에게 위촉한'평창의 사계'를 초연한 바 있다.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의 사계절은 기후나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다. 피아졸라의 '사계'에는 비발디의 '사계'에 나오는 폭풍우나 새소리, 개짖는 소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봄'에서 봄 분위기가 나듯 계절에 따른 독특한 분위기는 두 곡 모두 살리고 있다.
피아졸라의 '항구의 사계절'은 전세계 클래식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는 비발디의 '사계'에 대한 경의의 표현(오마주)이다. 오마주의 대표적인 예는 바흐다. 그의 '24개의 전주곡과 푸가'(평균율 곡집)에 영감을 받아 쇼스타코비치.셰드린.카푸스틴 등이 같은 제목의 피아노곡을 썼고 쇼팽이 '24개의 전주곡'을 작곡했다.
◆공연메모=12월 3일 오후 2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비발디 '사계',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쇼스타코비치 '프렐류드와 스케르초'. 바이올린 초량린.이유라.프랑크 황.양지인. 02-751-9607.
이장직 음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