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ㆍ판검사 폭력배와 술자리/대전서/2개파 시비… 유혈 칼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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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보안부대 간부도 동석/부장검사 떡값도 받아 말썽/「진술파」 두목 법정진술서 폭로
대전지역 양대 폭력조직인 「진술파」 「찬조파」 두목이 각각 평소 알고 지내던 조직폭력 수사전담 부장검사와 현직 국회의원ㆍ부장판사ㆍ보안부대 간부 등과 술자리를 함께하다 시비끝에 칼부림 보복극까지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2월 구속기소된 진술파 두목 김진술씨(38)의 법정진술 등에 따르면 김씨는 1월12일 대전 패밀리호텔내 「리무진」 룸살롱에서 당시 대전지검 김정기 부장검사(현 광주고검 검사)와 술을 마시다 민자당 김모씨,대전지구 보안부대 간부 등과 함께 옆방에 있던 찬조파 두목 박찬조(44),조직원 이병린(사업)씨 등과 싸움을 벌였다는 것이다.
싸움의 발단은 이씨가 이 술집의 또다른 방에서 수원지법 강창웅 부장판사,대전지검 김흥만검사(현 속초지청 근무) 등과 술을 마시던 진술파 대부 현종만씨(호텔 빠찐꼬 사장)에게 『판ㆍ검사와 술만 마시면다냐』고 시비를 걸자 김진술씨가 현씨의 편을 들어 이씨를 폭행한데서 비롯됐다.
김씨는 다음날 오전3시쯤 자신의 골프채를 빌려주기 위해 강부장판사가 투숙한 대림관광호텔로 가던중 호텔앞에서 찬조파 조직원 10여명으로부터 도끼 등으로 가슴 등을 난자당해 중상을 입고 충남대병원에 입원했었다.
김씨는 병원치료를 받다 1월31일 공기총ㆍ생선회칼로 무장한 부하 20여명을 직접 인솔,찬조파 조직원들이 묵고있던 서울 청량리 맘모스호텔을 습격해 찬조파 3명을 대전으로 납치,6시간동안 감금ㆍ폭행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서울지검은 2월14일 김씨 등 진술파 6명,찬조파 두목 박씨,이병린씨 등을 구속했으며 김진술씨는 6월15일 감정유치 결정으로 입원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탈주한 뒤 4개월만인 10월10일 검찰에 자수했었다.
김부장검사는 조직폭력배 김씨와의 밀착과 올 구정때 패밀리 관광호텔측으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1백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자체조사 결과 밝혀져 지난달 5일자로 광주고검으로 문책인사 당했었다.
한편 강부장판사는 『사건당일 평소 알고지내던 현씨로부터 초대를 받아 대전으로 가 술을 마시던중 안면이 있던 김진술씨와 우연히 만났을 뿐이었다』며 『싸움이 벌어지는 바람에 곧 숙소로 갔기 때문에 김씨가 폭행당한 사실 등을 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김모씨도 『사건당일 친구들과 술집에 간 사실은 있으나 술을 마시지 못해 5분만에 나왔으며 옆방에 있었다는 판ㆍ검사나 폭력배와는 만난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정기검사 사표
조직폭력배들과 함께 술을 마셔 물의를 빚은 김정기 광주고검 검사가 1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대검은 2월14일 서울지검에 구속된 김진술씨가 감정유치로 입원중 6월15일 달아난 뒤 서울지검 강력부 조모검사가 대전으로 가 자수를 권유한 경위와 김씨가 병세가 심하지 않은데도 감정유치 결정을 받아낸 경위,탈주후 자수경위 등 의문점을 자체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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