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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펑펑 울었다" 심경고백…흑인 인어공주 주저앉힌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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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실사판 '인어공주'의 주인공 할리 베일리. 로이터=연합뉴스

디즈니의 실사판 '인어공주'의 주인공 할리 베일리. 로이터=연합뉴스

꿈을 이루는 것이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는 걸, 배우 할리 베일리는 깨닫는 중이다. 디즈니 실사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 역에 캐스팅된 그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면서 탄탄한 체격의 그를 두고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악플 세례는 물론 '내 에리얼 아니다(#NotMyAriel)이라는 해시태그까지 생겨났을 정도. 베일리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지난 2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바닥에 주저앉아 30분 정도를 계속 울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그가 용기를 잃은 건 아니다. 외려 더 강해졌다. 그는 NYT에 "흑인으로서 인종차별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디즈니 콘텐트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게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 '인어공주'에 이어 12월엔 뮤지컬에도 도전한다. 인종차별 문제를 다뤘던 영화 '컬러 퍼플'의 뮤지컬 버전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디즈니 '인어공주' 스틸컷. [사진 디즈니 Disney]

디즈니 '인어공주' 스틸컷. [사진 디즈니 Disney]

베일리의 인어공주는 피부색뿐 아니라 헤어스타일도 논란이었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달리 베일리의 에리얼은 흑인 특유의 땋은 머리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 베일리는 NYT에 "흑인인 내게 머리카락은 나 자신을 정의해주는 중요한 특징"이라며 "내 머리카락을 (스트레이트 스타일로 바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역시 세계 많은 아이들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다. 그는 NYT에 "'인어공주'를 본 뒤 수영을 배웠지만 한 번도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가수의 꿈을 키웠다. 스타덤은 느닷없이 찾아왔는데, 그의 10대 시절 우상인 비욘세를 커버한 영상이 바이럴되면서다. 비욘세 본인이 그 영상을 보고 그를 소속 아티스트로 계약한 것.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그의 목소리를 우연히 접한 롭 마셜 감독이 "이 목소리야말로 에리얼이다"라고 생각해 캐스팅했다고 한다. 오디션에서 에리얼이 부르는 대표곡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를 들은 제작진은 눈물을 흘렸을 정도라고 NYT는 전했다.

디즈니의 트위터. 할리 베일리 캐스팅 소식과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스틸컷 사진. [사진 트위터]

디즈니의 트위터. 할리 베일리 캐스팅 소식과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스틸컷 사진. [사진 트위터]

악플과 비난 때문에 괴로웠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도 베일리는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누가 뭐래도 나는 에리얼이다"라며 "흑인인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내 앞의 많은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임을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계속 전진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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