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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년이 총기 난사…세르비아도 형사미성년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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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으로 숨진 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소에서 사람들이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으로 숨진 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소에서 사람들이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동유럽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13세 소년이 무차별 총격을 벌여 학생 8명 등 9명이 숨졌다. 세르비아 정부는 5일부터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희생자를 기리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용의자 코스타 케크마노비치(13)는 3일(현지시간) 자신이 다니던 6~15세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총격으로 여학생 7명과 남학생 1명, 경비원 1명이 숨졌다. 숨진 학생들은 12~14세로 전해졌다. 학생·교사 등 7명이 다쳐 입원했고 일부는 위독하다. 경찰은 총격 사건 직후 학교를 전면 통제하고 인근 학교들도 임시 휴교했다.

총기 난사 뒤 세르비아 경찰에 자수한 13세 용의자가 학교 운동장에서 체포돼 연행되는 장면. [AP=연합뉴스]

총기 난사 뒤 세르비아 경찰에 자수한 13세 용의자가 학교 운동장에서 체포돼 연행되는 장면. [AP=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먼저 경비원을 죽이고 건물 복도에서 여학생 3명에게 총을 쏜 뒤 가까운 교실로 들어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후 용의자는 경찰에 전화해 범행을 자백했고 운동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나는) 진정할 필요가 있는 사이코패스”라고 말했으며 범행으로 인한 흥분 상태였다고 한다.

베셀린 밀리츠 베오그라드 경찰청장은 “용의자는 권총 2자루와 화염병 4병을 소지하고 있었다”며 “그는 학교 출입구와 교실 내부를 그린 스케치를 갖고 있는 등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학급별로 죽이고 싶은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리스트까지 만들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다. 한 여학생(14)은 로이터에 “그는 평소 조용하고 착해 보였고 성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범행에 사용된 권총은 용의자 아버지의 것으로 드러났다. 베오그라드 검찰청은 “세르비아 법에 따라 14세 미만 청소년은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용의자는 정신치료 시설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신 용의자의 부모가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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