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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제압한 건 빨간 옷 어부, 번개같이 목 감아 헤드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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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경찰은 1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노렸던 폭발물 테러 용의자로 기무라 류지(木村隆二·24)의 효고현 가와니시(川西)시 자택을 수사해 화약으로 추정되는 분말과 공구류, 금속제 파이프와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전날 용의자가 던진 은색 통 형태의 폭발물과 형태가 매우 흡사한 또 다른 물체를 사건 현장에서 확보해 구조와 파괴력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기무라의 배낭에서 길이 13㎝인 칼을 찾아냈고, 라이터와 휴대전화 등도 압수했다.

기무라에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50만 엔(약 489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위력업무방해죄가 적용됐지만, 경찰은 범행 과정에서 살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에서 폭력적 행위가 자행된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15일 오전 11시30분쯤 오사카 남쪽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항구를 찾은 기시다 총리 뒤편으로 1m도 채 되지 않은 곳에 폭발물이 떨어졌다. 기시다 총리는 놀라 뒤를 돌아봤고, 경호원은 재빨리 폭발물을 발로 차내면서 들고 있던 방패 모양의 보호 장비를 펼쳐 총리를 대피시켰다. 기무라를 순식간에 제압한 건 현장에 있던 어부들이었다. 현장 참석자들이 올린 영상엔 낚시 조끼에 빨간 옷을 입은 한 어부가 용의자를 붙잡고 팔로 목을 감아 도망가지 못하게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기무라의 이웃인 60대 여성은 요미우리에 “온순한 인상이고 지나칠 때면 인사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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