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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훔치고 대변 테러에 개까지 버린다…범죄의 온상 된 이곳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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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무인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무인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국에 무인점포가 증가하면서 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늘고 있다. 업주들은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부산진구 범천동 한 무인점포에서 50대 여셩 A씨가 컵라면과 등 식료품을 훔치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해 12월 6일 부산진구 범천동 한 무인점포에서 50대 여셩 A씨가 컵라면과 등 식료품을 훔치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감시 허술한 무인점포만 골라
12일 경찰에 따르면 40대 A씨는 지난 2월 16일부터 충북 천안과 대전·부산 등 전국 5개 지역 무인점포 12곳에서 현금 760여만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인형 뽑기점이나 셀프 사진관 등 주인이 없고 감시가 허술한 매장을 골라 절단기로 자물쇠 등을 부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7일에는 10대 3명이 대전 일대를 돌며 무인점포 8곳에 침입해 현금 70만원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검거됐다. 전북 남원에서도 10대 4명이 지난 1~2월 무인편의점 등 7곳에서 500만원 상당 물건과 현금을 훔치다가 붙잡혔다.

한밤중 무인가게에 강아지를 버리고 도망간 5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한밤중 무인가게에 강아지를 버리고 도망간 5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영업점 점거·쓰레기 무단 투기도 ‘골치’
절도뿐만 아니라 영업장 시설을 부수거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도 김포 한 무인 인형 뽑기점에서 20대 여성이 대변을 보고 달아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최모(42)씨는 “취객이 잠을 자고 가거나,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피운 적도 있다”며 “24시간 내내 CCTV만 볼 수 없는 노릇이라 장사 접을 생각도 많이 했다”고 했다.

하루에 13건 발생…10대 범죄 가장 많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인점포 대상 절도사건은 모두 6344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13건이 발생한다. 이 중 서울이 154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남부 1354건, 부산 480건, 대전 437건, 경기 북부 431건 순으로 나타났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고객사 85만 곳 무인점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절도 발생 건수는 2021년 351건에서 지난해 471건으로 1년 사이 약 34%가 증가했다. 절도 피의자는 10대가 35%로 가장 많았다.

부산 부산진구 한 무인점포에서 한 남성이 결제포스기에서 현금을 꺼내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부산진구 한 무인점포에서 한 남성이 결제포스기에서 현금을 꺼내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무인점포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이다. 지자체에 신고할 의무가 없어 정확한 점포 수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노래방, 모텔, 셀프 사진관, 인형 뽑기점, 편의점, 커피숍, 빨래방, 스터디 카페 등 관련 업종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무인점포는 폐쇄회로(CC)TV 외 별도 보안 시스템을 두지 않아 범죄에 취약하다.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CCTV가 있어도 죄책감 없이 물건을 훔치는 것이 문제"라며 "물건을 훔쳤을 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눈에 띄게 붙여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순찰을 강화하는 등 단속을 통해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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