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안보회의 파리헌장채택 동서 탈냉전“신기원”/국제(지난주의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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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시대급변 대처 못해 「대처리즘」종말/“신임투표”압력속 고르비 권력 강화
○바기구 92년 해체 시사
○…세계 34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이 「새로운 유럽을 위한 파리헌장」을 채택하고 21일 폐막함으로써 유럽은 신국제질서에 급속히 편입되어가고 있다.
파리헌장은 ▲새로운 유럽의 민주·평화에 대한 정의 ▲유럽의 장래 ▲CSCE 제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CSCE 정상회담에 앞서 북대서양 조약기구 16개 회원국과 바르샤바조약기구 6개회원국 등 22개국 정상은 유럽배치재래식무기(CFE) 감축협정에 조인해 새로운 유럽질서의 발판을 마련했다.
소련의 대폭 양보로 가능했었다고 평가되는 CFE 감축협정은 양측의 재래식전력을 사실상 대규모 기습공격을 불가능케 하는 수준으로 대폭 줄이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이세예프 소련 군참모총장이 18일 병력을 1백만명 감축한다고 발표하는 한편 바르샤바조약기구는 92년 해체목표로 협의에 들어갈 예정에 있는등 군사적 대결 해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EC선 식량 긴급 “수혈”
○…각 공화국의 분리독립 주장으로 위기에 처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혼란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 대숙청을 경고하는 한편 사태해결을 위한 권력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실각에 대비,미국 정부가 비상계획을 수립중에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친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은 19일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직무수행 성과에 대해 러시아공화국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또 최고회의내 주요 정치세력의 하나인 보수우파 소유즈그룹의 빅토르 알크스니스의장은 20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정치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30일 이내에 취하지 않을 경우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국내적인 압력속에서 최고회의는 23일 사태수습을 위해 고르바초프의 권력을 강화시켜 주는 「행정부 개편안」을 승인,고르바초프의 입지를 강화시켜줬다.
한편 유럽공동체(EC)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련이 금년 겨울을 넘길 수 있도록 10억달러(약 7천억원) 상당의 식량을 조속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도 소련에 대한 식량원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외 반발에 경선 포기
○…「철의 여인」으로 불리면서 11년반 동안 영국을 다스려온 마거릿 대처 전총리가 당내 반란에 굴복,20일 2차 당수경선을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총리직을 사임했다.
당수 선출을 위한 1차투표 직후만 해도 2차 경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표명했던 대처 전 총리는 당내외의 반발로 결국 총리직을 내놓은 것이다.
대처집권의 종식은 1백7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경기침체,주민세 신설 등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으나 유럽 신질서 구축에 대처리즘이 더이상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처리즘은 그동안 유럽통합과 관련,비타협적인 자세를 견지해오면서 여론뿐만 아니라 집권 보수당내에서도 비난을 받아왔다.
○UR협상 성사 불투명
○…12월초 종결을 위한 당사국 각료회의를 앞두고 막바지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는 이견이 심각히 대립,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사태로 치닫고 있다.
서비스와 농산물 교역문제를 둘러싸고 각국간 근본적인 불일치가 있는데다 22일에는 일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농업보조금 삭감과 관련,유럽공동체(EC)가 내놓은 안을 바꾸지 않을 경우 UR협상 자체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농산물 분야에 대한 협상에서 EC는 농업보조금 30% 삭감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을 비롯,호주와 브라질 등 주요농산물 수출국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정우량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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