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 담긴 50국 토산품 판매"|"한국인과 친목…" 6개월간 동분서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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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에 살고 있는 세계 각국부인들이 한마음이 돼 한국의 자선기관들을 돕기 위해 매년 바자 한마당을 펼치고있다.
올해도 50개국의 주한외국인 부인들이 잠가하는 대규모 크리스마스바자 (27일 오전10시 ∼오후3시·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그랜드볼룸)를 앞두고 마무리 점검에 여념이 없는 서울국제부인회 르네타 윌리엄스 바자위원장(52·영국인·서울 동빙고동1의73)은 『이제 남은 것은 날씨가 맑아 바자회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서울에 거주하는 여러 국적을 가진 여성들이 모여 비영리 친목단체로 서울국제부인회(SIWA)를 창설한 것은 지난 62년. 남편 근무지가 바뀜에 따라 해마다 회원들의 면면은 바뀌어 갔지만 약 30년의 세월을 거쳐오며 회원 수는 점점 증가, 현재는 미국·캐나다·독일·한국을 비롯한 60여 개국 1천 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여성단체로 뿌리내렸다.
크리스마스바자는 68년부터 연례행사로 계속해오고 있는데, 나라별로 부스를 차려놓고 고유의 토산품이나 회원들이 만든 수공예품·크리스마스 장식품·식료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
윌리엄스 위원장은 『올해도 각국 회원들이 저마다 고유의상을 입고 판매대 앞에 서게될 것입니다. 서로 경쟁이 되기 때문에 출품목록은 극비(?)에 부쳐져 있지만 기대를 걸만하죠』라고 은근히 자랑한다.
그가 이번 바자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물품마다 깃들여 있는 회원들의 정성. 예를 들어 영국부인들은 지난 1년간 본국에 다녀올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 한 종류씩을 가져오기로 해 이번에 1백20종의 차를 선보인다는 것.
오스트리아의 한 회원은 지난9월부터 하루 한시간씩 십자수를 놓은 자수카드 한강씩을 만들기 시작, 바자에 50여종의 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바자에 내놓을 것은 『6개월 동안 바자운영을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남편(데니스 윌리엄스 주한영국대사관 무관)의 생일까지 잊어버린 헌신뿐입니다』라며 웃는다.
『많은 여성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한가지 일을 해낸다는 것이 무척 감동스럽습니다.』 인도·케냐·벨기에·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곳을 거쳐 88년 서울에 왔다는 그는 신이 경험한 어떤 나라들보다도 가장 조직적인 각국 부인들의 모임이 바로 SIWA라고 평하고『내년에 한국을 떠나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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