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 비용 470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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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테러와의 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치른 가장 값비싼 전쟁이 될 것이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테러전 전비가 이미 한국전쟁 전비를 초과했고, 곧 베트남전 전비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이 3년간 이라크에 쏟아부은 전비는 약 3000억 달러다.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각지에서 쓴 대테러전 예산까지 합하면 5000억 달러(약 470조원)를 넘어선다.

앞으로 들어갈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2007 회계연도의 예산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만 700억 달러다. 여기에 미 국방부는 1200억~1600억 달러를 추가로 요구할 계획이다.

대테러전 전비는 지난해 한국전쟁의 전비를 앞질렀다. 미국이 한국전에 투입한 비용을 현재 화폐가치로 계산하면 3610억 달러다. 베트남전에서는 현재 화폐가치로 5310억 달러를 썼는데, 내년에는 이마저 추월하게 된다.

전비가 이처럼 불어난 것은 전쟁이 장기화한 탓이다. 이라크전 개전 직전 미 국방부는 총 전비를 500억 달러로 예상했다. 전쟁을 최대한 신속히 끝내고 철수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이 한 달에 쓰는 비용만 80억 달러에 이른다. 병사 1인당 연 27만5000달러가 드는 꼴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하 양원 장악으로 전비 확대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민주당은 향후 대테러전 예산을 긴급 예산이 아닌 정규 예산에 편성, 항목별 사전 검증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깨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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