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다음총리 뜨거운 3파전/2차투표서 두사람 더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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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직 두루 거치고 득표가능성 앞서 허드 외무/돌풍의 주역… 일단 유리한 고지 선점 헤슬타인/능력·성격 원만하나 경험부족이 흠 메이저 재무
대처에 이은 차기 영국 총리를 가리게될 보수당 당수경선은 마이클 헤슬타인 전국방장관(57),더글러스 허드 외무장관(60),존 메이저 재무장관(47)의 삼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이번 당수선거는 대처에게 헤슬타인이 도전하는 1차투표에서 당선자를 가리지 못해 2차투표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대처가 후보등록을 포기하고 대신 허드와 메이저 두사람이 새로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로써 오는 27일에 실시될 2차투표는 현직장관 2명과 전직장관 1명이 맞붙어 예측하기 힘든 대접전이 될 전망이다.
대처가 물러날 경우 허드나 메이저 두 사람중 한명이 2차투표에 출마,헤슬타인과 경쟁할 것이라는 당초의 지배적 관측과는 달리 두 사람 모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세 사람이 각각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의 득표를 장담하기가 어렵게 됐다. 따라서 투표일 전까지 세후보중 한명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한 3차투표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
세 후보중 산술적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사람은 헤슬타인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1차투표에서 보수당 의원 3백72명중 1백52명의 지지를 획득,여기에 35명의 표만 더 모으면 과반수를 넘길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1차투표에서 그가 얻은 표가 2차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쟁구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에서는 1차 투표결과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못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히려 득표 가능성에 있어서는 허드 외무장관이 헤슬타인을 앞서는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히드와 대처내각하에서 여러 장관을 두루 거쳐 작년 10월 외무장관에 기용된 허드는 원만한 성품으로 당내 어느 파벌로부터도 고루 신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처와 헤슬타인의 대결에 따른 당의 혼란과 내분을 막고 당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번 선거 초기부터 그가 거론돼 온 것도 그의 이러한 성품 때문이다.
따라서 1차투표에서 헤슬타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처가 싫어서 할 수 없이 그에게 갔던 표중 일부와 대처에게 갔던 표중 상당수가 허드에게 몰릴 것으로 보는 것이 그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의 분석이다.
대처의 개인적 신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메이저 재무장관의 경우 성격이나 능력면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으나 아직 경륜이 좀 모자라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대처가 총리가 되던 지난 79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10년만인 작년 7월 그는 외무장관에 전격 기용됐고,이어 10월에는 재무장관으로 옮겨 앉았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메이저가 뒤를 좇는 가운데 허드와 헤슬타인이 팽팽한 선두다툼을 벌이지만 어느쪽도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결국 3차투표로 넘어간다는 전망을 해볼 수는 있으며 투표일 직전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각자의 득표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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