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이었다. 최초로 야구 대표팀에 합류한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연습경기에서 2-4로 패했다. 대표팀은 이날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오지환이 2개, 최정을 대신해 3루수로 나섰다 6회부터 유격수로 이동한 김하성이 한 차례 실책을 했다.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에드먼은 명품 수비를 뽐냈다. 수비 능력으로 수여하는 골드글러브 수상자(2021년 내셔널리그 2루수)다웠다. 1회 두 개의 땅볼을 가볍게 처리한 에드먼은 0-3으로 뒤진 2회 말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 뒤 부드럽게 1루로 공을 뿌려 추가 실점을 막았다.
대표팀 합류 이후 이제 첫 경기를 치른 에드먼은 교체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달 27일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이후 오래간만의 실전이었다.
에드먼은 한국인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국 대표가 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부모 중 한 명만 국적을 가지거나 자격이 있을 경우 그 나라 소속으로 뛸 수 있다. 에드먼의 어머니 곽경아씨는 재미동포 2세다.
경기 결과는 나빴지만, 에드먼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한 나라를 대표해서 유니폼을 입는다는 게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태극기 위에 손을 대기도 했다. 에드먼은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오고 싶다"고 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교세라돔과 WBC 1·2라운드가 열리는 도쿄돔은 타구 속도가 빨라지는 인조잔디다. 에드먼은 "미국에도 인조 잔디 구장이 있긴 하다. 완전히 낯설진 않다. 선수들에게 듣기로 내야에서 더 타구가 느리게 굴러간다고 들었다. 오늘도 큰 부담 없었다"고 말했다. 타격에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에드먼은 "(타격감에 대해)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늘 경기는 9이닝을 뛰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