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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두 번 헤어진 이시우 코치 다시 찾아가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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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AFP=연합뉴스

고진영. AFP=연합뉴스

고진영이 1년 만에 다시 웃었다. 슬럼프에 빠졌던 고진영은 5일 싱가폴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에서 벌어진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해 HSBC에서 우승한 후 딱 1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고진영은 그 1년 동안 굴곡이 많았다.

고진영은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그의 성적은 선생님과의 상관관계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시우 코치와 함께 할 때는 성적이 좋았다. 고진영은 5일 HSBC 포함 LPGA 투어에서 14승을 했는데 그 중 13승을 이시우 코치와 함께 할 때 기록했다.

둘의 인연은 2017년부터다. 이시우 코치에게 배운 후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 LPGA 진출권을 땄다. 이듬해 LPGA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했고, 2019년에는 메이저 2승 포함, 4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결별했다.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고진영은 당시 “골프 사춘기에 빠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고진영은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지만 잘 안 됐다.

2021년 여름 고진영은 이시우 코치에게 돌아갔다. 이후 엄청난 성적을 냈다. 9개월 새 6승을 했다.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쳤고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도 냈다. 고진영은 굳건한 세계랭킹 1위였고 골프 여제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2022년 3월 HSBC 즈음, 그러니까 가장 성적이 좋을 때 또 이시우 코치를 떠났다. 이후 성적이 조금씩 나빠졌다. 우승이 없었고 시즌 후반엔 거듭 컷탈락했다. 급기야 한국에서 열린 BMW 챔피언십 1라운드에선 무려 80타를 쳤다. 2라운드에도 79타를 쳐 합계 15오버파 최하위권이었다.

고진영은 손목이 아프다. 그러나 선수들은 부상 한 두 개는 달고 다닌다. 공이 잘 안 맞으면 더 아프다. 고진영의 부진이 손목 때문인지, 코치 때문인지, 다른 문제인지는 단언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혔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상 보다는 고진영의 스윙이 꼬인 게 가장 큰 문제인 걸로 보인다. 그걸 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스타 선수와 스타 코치 사이엔 갈등도 있다. 타이거 우즈가 이른바 타이거슬램을 기록한 최전성기의 코치는 부치 하먼이다. 우즈는 잘 나가던 2002년 하먼과 갈라섰다.

고진영 측은 두 번 떠났던 선생님에게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다시 도움을 청했다. 자존심을 접고 이시우 코치에게 SOS를 쳤다고 한다. 올 첫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를 하며 반등했고 결국 우승했다.

이시우 코치는 “지난해 BMW 대회 직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전지훈련에 함께 갔다. 고진영이 손목 위주로 볼을 치고 있더라. 손의 움직임을 줄이고 몸의 움직임을 중시하는 스윙으로 바꿨다. 이후 손목 통증도 줄었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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