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중고에 멈춘 한국 수출엔진] 작년 호실적 해운·정유업도 비틀…반도체·자동차 반등 기대로 꿈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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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 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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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무너지면서 국내 주요 상장기업의 이익 기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국내 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를 비롯해 지난해 빛나는 실적을 자랑하던 해운과 정유업종도 비틀대고 있다.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내놓은 13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사이 전체 39개 업종 중 70%가 넘는 28개 업종의 1분기 평균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평균 -48.4% 하락이 예측됐다. 그러나 대체로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경기는 나쁘겠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께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대형주를 중심으로 긍정적 주가 흐름이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최근 한 달간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업종은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조선(-66.4%)과 해상운수(-45.4%)로 집계됐다. 조선업종은 최근 2년간 빛나는 수주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탱커와 컨테이너선의 발주 둔화가 예상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관측이다. 현대미포조선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2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1개월 전 예상한 963억원에서 한달 새 43.6%나 하락 조정됐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까지도 수주 성과는 좋은 편이지만, 선가의 하방 압력과 비용의 상승 압력은 주가 반등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운업은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운임 상승에 따른 호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역풍을 맞고 있다. 운임은 하락세이고,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축소로 위기감이 팽배해져서다. HMM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6.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과 1분기 예상보다 더 부진한 벌크, 컨테이너 시황을 감안해 올해 연간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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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산업을 견인하던 반도체기업의 뒷걸음질은 뼈아픈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잠정)’을 보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2.5%나 줄었다. 증권가의 예상치도 암울하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99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에는 1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달 전만 해도 1분기 7000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예상했으나,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 수준으로, 1개월 전 예상 수준인 2조원에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2분기를 저점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이에 따라 ‘6만전자’를 아슬하게 오가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내 8만원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월 삼성전자 관련 리포트를 낸 17곳 증권사 중 9곳은 목표가로 8만원 이상을 제시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기선행지표 반등에 따른 반도체 업황의 강한 회복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 시마다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저점매수를 권고했다.

석유·화학 업종도 1분기 실적은 대체로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주가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로 주가는 달궈지고 있다. 화학 업종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8%로 예상된다. 석유 및 가스도 같은 기간 -56.5%나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석유·화학 주가는 올 들어 20% 이상 날아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중국 리오프닝으로 석유화학 수급은 최악의 국면에서 점차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개월 새 상향 조정되거나 동결에 가까운 업종은 제약(5.7%), 은행(2.1%), 자동차부품(1.4%), 자동차(-0.1%) 등이다. 이중 반도체를 제치고 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2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로 신차 수요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걷히면서 주가는 이미 질주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기준 현대차 주가는 올 들어 17% 상승했다. 기아는 29%나 올랐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 싸이클과 글로벌 최상위권 수익성으로 주가의 급등이 예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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