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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중고에 멈춘 한국 수출엔진] 올해 수출 목표 900조, 정부 ‘히든 카드’는 K푸드·K콘텐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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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 08면

SPECIAL REPORT

브라질에서 열린 K푸드 홍보 행사. [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열린 K푸드 홍보 행사. [연합뉴스]

6850억 달러(약 905조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제시한 올해 수출 목표치다.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올해 4.5%의 수출 감소를 전망했음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출액(6836억 달러)보다 외려 0.2% 늘려 잡은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고금리 등에 따른 복합 위기를 돌파하는 일은 오직 수출과 스타트업 활성화로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반도체와 2차전지, 전기차 등 기존 주력 수출 분야뿐 아니라 원전과 방산, 해외 건설, 바이오, 농수산 식품, 콘텐트 등 12개 분야에서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특히 농수산 식품과 콘텐트를 히든카드로 주목한 게 눈에 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020년 9.5%였던 K푸드 수출 비중을 2027년 13%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2026년까지 200억 달러(약 26조원)의 농수산 식품 수출액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고부가가치의 대체식품과 간편식 대양육 등 상품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세계적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K콘텐트 수출 전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드라마와 웹툰 등의 콘텐트를 유통하는 한국형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하도록 촉진해 2021년 124억 달러였던 K콘텐트 수출액을 2027년 250억 달러(약 33조원)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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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범정부 수출지원사업에 산업통상자원부가 1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무역금융 공급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인 362조5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수출 활력이 다소 떨어진 주력 제조업 분야의 수출 지원을 위해 세액 공제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2차전지와 전기차 관련해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조선 분야에선 선박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차량용 반도체, 첨단 패키징(후공정) 등 반도체 관련 유망 분야에 2031년까지 2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반도체 분야 인력난을 고려,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 인력 15만 명 양성에 나선다는 방안도 지난해 7월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 디스플레이에선 투명·차량용 웨어러블 3대 융·복합 디스플레이 등 혁신 제품의 R&D 지원, 철강에선 1500억원 규모 저탄소 펀드 조성 등을 통한 친환경 기술 및 투자 지원, 일반기계에선 로봇 제조 역량 강화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관건은 대부분의 수출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한국의 기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얼마만큼 고부가가치화에 성공하느냐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한국의 수출 내실은 경상수지의 핵심인 상품수지 악화로 나타났듯 과거보다 아쉬운 상태”라며 “정부가 상품수지 개선을 위해 첨단 산업뿐 아니라 수출 분야 전체의 고부가가치화에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K콘텐트를 예로 들며 “관계부처가 K콘텐트를 패션·관광·식품·정보기술(IT) 등과 연계해서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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