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중고에 멈춘 한국 수출엔진] “무역 적자 불가피, 경상수지 흑자 내도록 구조 재편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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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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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제조업·수출 중심의 기존 무역흑자 구조 붕괴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이제는 제조업 중심 수출 국가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웅 기자

지난 2일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제조업·수출 중심의 기존 무역흑자 구조 붕괴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이제는 제조업 중심 수출 국가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웅 기자

“조건 없는 글로벌화의 시대가 지나가고 새롭게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수출 부진을 두고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세계화가 재편되는 가운데 벌어진 불가피한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조업·수출 중심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거두던 한국경제 성장 공식에 변화가 나타나니 부진할 수밖에 없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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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가 길어지고 있는데.
“추이를 보고 고민해야 한다. 한국 수출은 지역적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이, 품목별로는 반도체 부문의 수출이 감소하는 추이다. 단기적으로 자동차와 2차전지 등 다른 성장동력 산업 수출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수출 성적의 회복은 결국 반도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 수출이 돌아설 수 있을까.
“중국 경제가 기술 및 생산성 향상으로 최근엔 공급망에서 한국과의 수직적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하던 많은 부분에서 중국은 자국 기업을 키웠다. 기존의 무역흑자 구조 붕괴는 정해진 수순인 셈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 세계화의 시대에는 기업의 힘만으로도 시장 개척과 확대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까지 연구개발 지원에서 제조업이 우선시 됐으나 이젠 서비스 부문에도 동일한 대우를 고민해봐야 한다.”
서비스 부문을 지목한 이유는.
“이제는 제조업 중심 수출 국가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역(상품) 수지에서 적자가 이어지더라도 경상수지(상품수지+서비스수지+본원소득수지 등)에서 흑자를 낼 수 있는 모델로 국제무역과 경제성장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이미 한국의 산업 구조는 서비스업 비중이 70%에 육박하니 서비스수지에서 흑자를 내도록 지원해야 한다.”
생산 시설 국외 이전에 부담은 없나.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어야만 한국 경제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원자재와 노동력 조달이 용이한 해외로 나가면 수출 실적은 줄겠지만, 이들의 현지 수익은 본원소득수지(임금·배당·이자)로 한국내로 유입된다. 단,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테스트베드(시험장)만은 한국에 두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난 20년간 대중 무역 흑자가 이어질 때도 효자 품목은 중간재였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에서 쓸 중간재를 수출한 게 막대한 무역 흑자를 견인했다. 기술 경쟁력의 핵심을 한국에 붙잡아 놓을 수 있다면 우리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걸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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