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중고에 멈춘 한국 수출엔진] “디지털 혁신으로 새 시장 뚫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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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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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균

이장균

“향후 최소 5년간, 길게는 2035년까지 수출 환경이 과거처럼 한국에 우호적이지 못할 것이다.”

이장균 전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사진)은 “정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서 기존과 다른 접근법으로 새 시장을 기업들에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은 30여 년간 산업 현장을 연구해 온 경영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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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히 수출 실적이 나빠졌다.
“단기간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올해 안에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돼도 과거같은 무역 환경이 돌아오긴 어렵다. 과거 각국은 효율적인 공급망을 중시했지만 이젠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따진다. 자국보호주의도 계속 작용 중이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 상황이 안 좋은데.
“중국이 약 8년간 내수 중심의 산업 정책을 펼쳤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스마트폰에서 치고 올라와 자국 시장을 장악했다. 현대차의 중국 실적은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에서 화웨이·샤오미 등 후발 주자들에 시장을 내줬다. 심지어 화장품마저 최근 중국산이 급부상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해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다.”
수출 환경 악화의 이유는.
“이른바 ‘5C’ 때문이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공급망 재편, 차이나(China) 리스크는 상수다. 여기에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요인의 하나는 사이버(Cyber)다. 일본 도요타의 한 협력업체는 사이버 테러 때문에 1년 전쯤 문을 닫았다. 다른 하나는 기후 변화(Climate change)다. 미국에선 2021년 기록적 한파로 차량용 반도체 공장이 페쇄된 바 있고, 한국도 지난해 태풍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마지막 하나는 통화(Currency)다. 2019년 미국이 시중의 돈을 회수하려는 상황에서 팬데믹이 터지는 바람에 외려 더 풀었다. 지난해부터 회수 중이지만, 쌓인 게 너무 많아 오래 걸린다. 기업에 따라 흑자 도산이나 유동성 위기 등을 맞는 상황이 5~10년 이어질 거다.”
대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는 한편,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중국을 벗어난 신흥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 또 DX가 중요한데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수비형’ DX인데 한국은 너무 여기에 매몰돼 있다. 새 시장을 창출할 ‘스마트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공격형’ DX에 나서야 한다. 산업 정책의 대폭 수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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