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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체험 활동 통합교육 길 텄다

중앙일보

입력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가보니<3>

최근 들어 대학입시에서 통합논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 논술이란 개별 교과지식을 통합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논술 유형을 익히는 기술을 습득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통합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나라도 유치원 교육 과정에서부터 언어·인지·정서·사회성·신체발달 등 5개 영역의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른바 유아대상 영어학원들도 영어학습만을 목적으로 하던 것에서 탈피해 통합 교과목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 이중언어 정착을 위한 영어 학습과정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7세 딸(수연)을 보내고 있는 방성우(35세) 씨는 최근 수연이로부터 당황이 되는 질문을 받았다. 갑자기 영어로 "What do you like to eat for breakfast tomorrow?"(내일 아침식사로 뭘 먹고 싶어요)라고 묻더니 "You want to eat crocodile cream spaghetti. Right?"(악어고기를 넣은 크림소스 스파게티지요. 그렇죠) 라며 신이 나서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영어유치원에서 스파게티에 관한 이야기책을 배우고 요리 시간에 스파게티를 만든 이후 스파게티를 소재로 다양한 영어 표현을 만드는 것이었다. 더 신기한 것은 언제부턴가 한국말과 영어를 자유자재로 선택해 쓰고 있는 것이었다. 5세부터 꾸준히 영어유치원에 보내면서 외국인 교사와 놀면서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라 여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의 영어습득 실력이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적잖게 놀란 것이다. 방씨는"나도 잘 모르는 단어를 물어볼 때가 있어 딸이 질문하면 긴장이 되네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 능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기초를 닦는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이중언어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암기식·주입식으로 영어를 학습할 게 아니다.
영어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과 생활에 꾸준히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언어 습득 과정이 돼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생각이다. 아이들은 지속적인 활동, 반복적인 노출, 흥미 유발을 통한 학습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교사와 요일과 날씨 등을 반복적으로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간.날씨 개념을 익히게 된다. 아울러 시간 개념이 포함된 스토리북을 읽으면서 어제·오늘·내일 등의 시간개념을 구체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 다양한 교과목과 체험을 통한 통합교육
이와 함께 요즘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는 영어 습득과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유치원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놀이 활동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초기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는 원어민 교사가 종일 영어 수업을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물론 수업 중간에 플레이 타임 등이 있기는 했지만 영어 파닉스 수업과 이야기 위주의 영어 교육이 주된 수업활동이었다. 그러나 영어수업으로만 일관한 영어유치원에서는 창의성이라든지 사회성,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모자라고 심지어 학습발달이나 언어 습득에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도 일반 유치원과 똑같이 다양한 놀이와 활동을 도입하고 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는 이처럼 영어수업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놀이활동과 수업을 통해 어린이 통합 교육을 하고 있다. 초기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영어 교사와 영어교육 전문가들로만 구성됐으나 이제는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프로그램과 수업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추세다. 그만큼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도 어린이 통합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역으로 어린이 창의성 계발이나 놀이활동을 주요 목표로 했던 일반 유치원과 놀이방 형태의 어린이 교육기관도 고급화를 선언하면서 영어교육을 도입하고 있다. 각종 놀이활동과 함께 원어민 영어교육을 도입하며 영어 놀이활동을 선보이는 것이다.
즉, 영어학원의 통합교육화와 함께 역으로 일반 놀이학교의 영어교육화가 확산되면서 어린이 교육은 큰 의미에서 영어 통합교육으로 가는 추세다. 이와 함께 어린이 교육 공간도 점점 대형화.고급화하는 추세다.
초기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다양한 놀이시설이나 활동 공간이 없는 일반 학원 교실과 다를 바 없는 비좁은 시설이 대부분이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자녀를 보내려고 마음먹었던 학부모 중에는 막상 학원을 방문한 후 일반 유치원과는 비교도 안 되게 열악한 교육 환경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놀이시설과 활동 공간을 마련해 아이들이 쾌적한 시설에서 풍부한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추세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어린이 영어교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어린이 영어통합 교육은 교육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프리미엄 김관종·라일찬 기자 istorkim@joongang.co.kr

자료제공=에이콘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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